북, 박남기 등 처형된 간부들 사진 삭제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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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용삼 전임 철도상의 처형설이 최근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이 이미 처형된 3명의 전직 고위간부들의 사진과 저작물들을 삭제하는 사업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들이 알려왔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번 사진 및 저작물 삭제사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월 2일 ‘방침’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1일, 신의주의 한 주민이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전한 바에 따르면 7월 2일 방침 내용은 지난 기간 발행된 출판보도물들을 전반적으로 후열하고 박남기, 김용삼, 임봉률을 비롯한 처단된 자들의 사진, 저작물들을 출판 검열국 79호실에 넘기며 출판 검열국 79호 실은 이들의 사진과 저작물들을 모아 파기하라는 내용입니다.

특히 박남기 부장 외에 이번 지시문에 이름이 거론된 김용삼은 지난 1998년 9월부터 2008년 9월까지 10년간 북한 철도부문의 수장인 철도상으로 일해 오던 인물입니다.

소식통은 김용삼 철도상의 처단원인에 대해 “지난 2008년, 9.9절(공화국창건 60돌) 행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책임 때문”이라며 “9.9절 행사 이후 국방위원회 검열을 받는 과정에서 서평양 철도국과 함흥 철도국에 보관 중이던 전시예비물자 기관차들을 폐기시킨 문제가 제기되어 국가보위부에 넘겨졌고 지난해 3월에 처단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김용삼 철도상의 처단원인으로 된 9.9절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며 함께 이름이 거명된 임봉률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 혜산시의 대학생 오철영(가명)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용삼 철도상이 함흥 철도분국이 보관하고 있던 전시예비용 증기기관차 100여대가 폐차될 수밖에 없게 된 사정에 책임을 졌다고 전했습니다.

식량난으로 허덕이는 철도노동자들이 전시용 증기기관차에 내장돼 있던 구리와 늄(알루미늄)으로 된 부품들을 몰래 떼어내다 고철로 파는 바람에 멀쩡하던 새 기관차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 책임을 진 것이라는 얘깁니다.

그는 또한 “고난의 행군 이후 나빠진 전력사정과 철도시설의 노후화 때문에 열차운행이 제대로 안된 책임까지 모두 떠안고 처형됐다”고 말해 김용삼의 처형이 서관히 전 농업담당비서나 박남기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의 처형사건과 닮은꼴이었음을 암시했습니다.

김용삼 철도상은 그동안 ‘수송혁명의 나날에’를 비롯한 김정일을 찬양하는 여러권의 책들도 집필했는데 이번에 그 도서들도 모두 회수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혜산의 오씨도 박남기 김용삼과 함께 거론된 임봉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임봉률에 대해 “서해해군 사령부에 있었으며 상장의 계급을 지낸 인물이라는 소문만 돌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대남연락소(정찰국) 간부였다는 말도 있다”고 전해 신분미상의 그가 군부의 인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