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기자 석방 위해 식량 지원 가능성”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북한이 억류한 여기자들을 사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여기자의 석방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북한이 여기자를 석방하면 미국은 분배 감시하는 조건없이 대규모 식량이나 의료품의 지원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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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사면을 통해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취임 후 두 번째로 강당에서 국무부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 참석했고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의 석방을 위한 국무부의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은 여기자 2명이 북한 법에 따라 사면돼 그들의 가족 품으로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클린턴: 미국은 두 명의 여기자가 북한 체제의 사면을 받아 이른 시간에 가족의 품에 돌아오기를 희망합니다.

클린턴 장관은 여기자들과 가족들이 이번 사건을 크게 후회하고 모든 사람이 매우 유감스럽게 여기는 만큼 본의 아닌 잘못에 대해 북한이 선처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외교수장이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북한에 사면을 요청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보다 하루 앞선 9일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미국 여기자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여기자들이 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이들을 사면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고 북한에 억류된 로라 링 기자는 7일 미국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과 동료 기자인 유나 리가 북한의 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하고 자신들의 석방을 위해서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의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문제 연구소 한국학 부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여기자를 석방하려는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진전되는 징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적절하게 물밑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조지아대학의 박한식 교수가 여기자들이 평양의 초대소에 있다는 북한 당국자의 말을 들었다고 했고, 로라 링 기자가 미국의 언니에게 전화했다는 점 등은 여기자 석방과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미국 정부가 여기자의 석방과 관련한 협상을 위해 북한에 특사를 보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닉시: 미국 정부가 여기자 석방을 놓고 인도주의라는 측면에서 북한과 협상하려면, 대량의 식량 원조나 의료품 지원을 제시해야 북한이 관심을 둔다고 봅니다. 북한에서 식량이나 의료품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감시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대규모의 식량이나 의료품의 인도주의적 지원말입니다.

미국 커런트 텔리비전 소속의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는 지난 3월 17일 북한과 중국의 접경 지역에서 탈북자를 취재하다 북한 군인에게 붙잡혀 4개월 가까이 억류 중입니다. 북한의 중앙재판소는 지난달 8일 미국인 여기자들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고 북한에 적대행위를 한 혐의로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