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소식을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경없는 기자회는 24일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최종 결정한 데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이들에 대한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북한 당국에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 (Vincent Brossel) 아시아 태평양 담당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여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빠르면 내주경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빈센트 브로셀 (Vincent Brossel): 기자들이 재판에 회부될 만한 범죄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너무 분명합니다. 더구나 북한의 사법제도는 불투명한데 여기자들이 적법한 사법절차를 거쳐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도 우려됩니다.
이 청원서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언론인과 일반인 약 1,500명이 서명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이 북한에 억류된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의 IWMF(International Women’s Media Foundation), 국제여성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서명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인 여기자들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취재하고 있었을 뿐인데, 이들을 불법월경과 적대행위의 혐의로 범죄자 취급하는 북한의 조치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b>기자들이 재판에 회부될 만한 범죄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너무 분명합니다. 더구나 북한의 사법제도는 불투명한데 여기자들이 적법한 사법절차를 거쳐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도 우려됩니다. </b> <br/>
북한은 24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해당기관이 미국 기자들에 대한 조사를 끝냈다며 확정된 미국 기자들의 범죄 자료들에 기초해 그들을 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커런트 TV’ 소속의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달 17일 두만강 인근의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와 관련한 취재를 하던 중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보도에서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혐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달 31일 북한 당국은 중간 조사 결과라며 여기자들에 대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의 혐의가 확정됐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형사 소송법 절차에 따르면, 두 여기자들은 앞으로 두 달 안에 재판을 끝내고 형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재판은2심으로 끝나는데, 1심 재판을 위해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5일이며 피의자가 항소할 경우에도 25일 안에 2심 재판을 마쳐야 합니다. 따라서 여기자들이 항소해 2심까지 가더라도 재판에 걸리는 기간은 총 50일 정도로 추정됩니다. 특히 북한이 이 여기자들에게 적용한 ‘적대행위’ 혐의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 교화형에 해당하며 경우에 따라 10년 이상의 노동 교화형도 가능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 여기자들에게 실제적인 형을 집행할 지 여부는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미국 국제관계센터(IRC)의 존 페퍼(John Feffer) 국제담당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이처벌보다는 미국과 협상하는 데 목적을 두고 두 여기자를 재판에 회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페퍼(John Feffer) : 북한은 기자들이 북한의 국경을 침입한 사안을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로 만들어 앞으로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협상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두 기자를 기소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이어 여기자들에 대한 기소는 북한가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나온 조치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현재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조용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들의 신병 인도를 위해서 특사나 권위있는 인물의 평양 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