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북한 식당에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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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북한 식당들에서 접대원들이 진행하는 공연의 노래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공연에 사용되는 노래 반주기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정치색 짙은 노래가 줄어든 대신 중국 가요가 많이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사업차 중국에 온 남한의 김 모 씨는 중국인들을 접대하기 위해 선양의 북한식당을 자주 찾는다면서 “요즘 들어 손님을 대하는 북한식당 접대원들의 태도가 전보다 훨씬 세련되고 봉사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씨는 “예전에는 접대원들의 중국어가 간단한 대화만 가능한 초보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조선족이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유창해서 언제 저렇게 중국어를 익혔는지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식당이 고객 유치수단으로 진행하는 접대원들의 공연에서도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김씨는 “특이한 변화는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정치색이 묻어있는 노래는 부르지 않고 있다”며 “가끔 남한 손님들이 장군님 노래 한 곡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반주기에 그런 노래가 없으니 다른 노래하나 불러드리겠다”고 자연스럽게 응대한다는 것입니다. 손님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봉사정신까지 엿보였다고 접대원들의 태도를 칭찬했습니다.

평소 북한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중국인 왕 모씨도 북한 식당 접대원들의 봉사에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왕씨는 “요즘 들어 식당에 마련된 노래 반주기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최신 유행 가요들이 준비되어 있다”면서 “우리 일행 중 한명이 최근 중국에서 인기있는 노래인 ‘허탕위스(하당월색;荷塘月色)’를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아주 멋들어지게 불러내 중국 손님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왕씨는 “중국당국과 손님들의 기분을 맞춰주어야 살아갈 수 있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지만 싫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식당들의 보이지 않는 변화는 이밖에도 많다면서 “언제부턴가 식당에서 일하는 접대원들이 김일성, 김정일 뺏지(뱃지)를 달지 않는 것이나 연말이 되면 식당 내부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 인형’들로 장식하는 것은 북한내부 상황과 비교할 때 놀라운 변화”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왕씨는 “북한식당들의 이런 전향적인 변화들이 느리기는 하지만 북한 내부에도 점차 번져나가게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