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일꾼들 태양절행사 참석차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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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외화벌이 무역 일꾼 등 북한 주재원들이 서둘러 귀국길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100돌을 맞는 ‘태양절’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중국 선양과 단둥의 대북 소식통들은 지난 주말부터 북한 외화벌이 무역 주재원들이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해왔습니다.

선양의 조선족 사업가 박 모 씨는 “지난 주말부터 평소 알고 지내는 조선 대방들이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며 “아무래도 오는 15일 있을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대북 사업가 이 모 씨도 “귀국길에 나선 조선대표단들이 너무 많다”면서 “조선으로 들어가는 국제 열차표나 항공표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 나와 있는 조선대표단들이 업무상 귀국을 하려면 반드시 상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이번 태양절 행사에 참가하라는 본국의 훈령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올해 북한의 태양절 행사를 계기로 해외 무역주재원들은 충성자금 명목으로 본국송금을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앞서의 단둥 소식통 이 모 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는 조선 주재원이 4천500불을 조국에 급히 보내야 한다며 걱정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인공위성 발사자금 때문에 그러느냐고 질문했더니 때만 되면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보내야 하는 게 우리네 사정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식당 지배인들도 이번 태양절에 ‘충성의 자금’을 보내야 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북한 주재원들의 행태로 보아 김정은 체재에 접어들면서 조금 수그러드는 듯 했던 충성자금 갹출관행이 김정일 집권시대의 강제모금으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민심을 의식해 충성자금 강제할당을 자제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 수 있겠느냐”면서 “재정이 매우 어려운 북한당국의 강제 모금행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의 무역 주재원들과 식당 지배인들은 의무적으로 바쳐야 하는 연간 과실송금 외에 각종 명목의 충성자금 송금 압박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