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김일성식 편가르기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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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식의 포용력은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지만 김일성 시대에로 회귀하는 것은 절대 바라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자칫 김일성 시대의 편 가르기를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북한주민들 사이에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최근 동향,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주민들속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소년단 창립 66돌 기념경축 행사. 지난 5월 8일 ‘국토관리 총동원운동 열성자 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한 달도 못되는 사이에 또다시 치룬 국가적인 큰 행사인데요.

6월 6일에 있은 ‘전국소년단 연합단체 대회’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공개연설까지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북한주민들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소년단 대표 추천 과정에서 무수한 뇌물이 오고갔다”며 “적지 않은 뇌물을 바쳤음에도 중국연고자, 그러니까 중국에 친척 있는 사람들이나 재포(조총련계) 자식들은 대부분 미끄러(탈락)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연고자들이나 재포들의 경우 돈은 있지만 권력을 쥐지 못했다며 이번 소년단 행사의 경우 김정은과의 기념촬영까지 예고되었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우선으로 뽑히면서 돈 있는 사람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동안 돈의 위력을 톡톡히 누려오던 중국연고자들과 재일동포 출신 주민들이 이번 소년단 행사를 통해 넘을 수 없는 권력의 장벽을 뼈아프게 경험했다는 얘기입니다. 이들의 경우 김정은 시대가 과거 국가적인 대회나 접견행사들을 통해 주민들을 편 가르기 하던 김일성 시대에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북한의 경우 가정토대를 구실로 중국연고자나 재일동포출신, 남노당 출신성분이 있는 주민들에게는 당 간부나 사법간부의 자리가 차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중국에 있는 친척을 이용해 장사를 할 수 있고 일본에 있는 친척들이 송금해준 돈으로 북한주민들의 수준에서는 상당히 부유한 계층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소년단 대표 추천을 놓고 “누구는 잘 나고 누구는 못 났느냐”는 주민들의 불만을 전하며 “어린 자식들을 가진 부모들은 이번 행사에 대해 모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처럼 가정토대를 따지는 행사들이 자주 있을 경우 가뜩이나 혼란된 사회가 크게 분열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이번과 같은 행사는 없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금까지 보여준 수령님(김일성)식 포용력은 그런대로 평가할 만하다”며 “하지만 김일성 시대로 다시 복귀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이 대부분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