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2005년 남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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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2005년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리설주의 이 같은 행적이 북한 사회나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원으로 참석했다”고 보고했다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정청래 의원이 말했습니다.

리설주는 북측이 지난 25일 언론 보도를 통해 김정은의 부인이라고 확인한 인물입니다.

젊은 지도자의 아내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 여성이 북한 사회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지적합니다. 세종연구소 오경섭 연구위원입니다.

오경섭: 북한 체제의 특성과 북한에서 여성의 지위를 고려할 때 리설주의 인천 방문이 김정은의 정책과 북한 체제의 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서구사회에서 지도자의 아내가 주로 맡아하는 역할을 리설주가 따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습니다. 보육이나 경공업 시설 등에서 단독으로 공개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서울에 정착한 고위급 탈북자는 리설주의 공식 등장과 관련해 “변화를 원하는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는 상당한 호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출신성분을 따져서 곱상한 여성 중에서 고른 인물이 리설주인만큼, 개혁이나 개방과 관련해 그에게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이 탈북자는 평가했습니다.

북측이 리설주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민주통합당의 정청래 의원은 말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2009년 김정은과 결혼했고, 둘 사이엔 아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리설주는 “1989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평양시 중구에 있는 금성2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했습니다.

북측이 지도자의 아내를 대중 앞에 공개한 것은 1973년 이후 40여년만에 처음입니다. 그 전엔 김일성이 김성애를 공식 석상에 자주 대동하고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이 1973년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부터는 지도자의 ‘부인’에 대한 소식은 북한의 언론매체에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