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영호 총참모장 권력투쟁으로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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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군부의 핵심이자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이 15일 전격 해임됐습니다. 북한은 해임 사유가 신병관계, 즉 건강 문제라고 밝혔지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리의 최고 존엄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린 자들은 이 하늘 아래 살아 숨 쉴 곳이 없게 될 것이다” 지난 3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한 군중 연설입니다.

리 총참모장은 모두가 다 아는 북한 군부의 핵심입니다. 게다가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김정은 시대’를 이끌 인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해임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리 총참모장이 노동당 내 모든 보직에서 해임됐고, 해임 사유는 신병관계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센터장: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내용을 보면 ‘회의에서 조직문제가 취급되었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걸 봤을 때 단순히 건강상의 문제로 해석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 같고요. 리영호의 후임이 누가 되는가를 살펴봐야 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리 총참모장의 해임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권력투쟁에 따른 해임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많습니다. 만약 전문가들의 말대로 리 총참모장이 권력투쟁으로 사라졌다면 과연 누구에 의해 숙청된 것일까요?

가장 먼저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부인 장성택과의 권력 싸움을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일부에선 최근 급부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마찰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영호가 당의 군부 장악에 저항하다가 밀려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해임을 권력투쟁이 아닌 내부 권력 교체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민생경제를 챙기는 최근 김정은 제1비서의 움직임으로 볼 때 군부의 실세인 리영호가 이런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교체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리 총참모장의 해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북한 매체에서 언급한 인물(리영호)이 당에서의 직위도 있지만, 당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직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후속적으로 어떠한 발표가 있는지 이런 것을 보면서 우리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 같습니다.

이번에 해임된 리영호 총참모장은 1942년생으로 김정은 제1비서가 후계자로 결정된 뒤 참모장으로 발탁돼 군부의 핵심실세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9월 당 대표자회에서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도 올라 당분간 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년도 채 안 돼 결국 권력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