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역도 엄윤철 선수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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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2016 리우 올림픽이 나흘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몇몇종목에서는 메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31명의 북한 선수들 어제는 어떤 경기에 출전했나요?

이규상: 네. 대회 사흘째인 7일에는 북한 여자체조의 홍은정 선수가 예선전을 치렀고요. 여자탁구 개인전 32강 경기에서 북한의 김송이 선수가 경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자 역도 56킬로급에 출전한 엄윤철 선수가 북한의 첫 메달을 선사했습니다.

MC: 먼저 엄윤철 선수 얘기부터 해 보죠. 엄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의 금메달 유망주 아닙니까? 그런데 어제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는데 그쳤죠?

이규상: 네. 그렇습니다. 엄윤철 선수는 역도 56킬로급 결승전에서 인상 134킬로그램과 용상 169킬로를 들어올려 합계 303킬로그램을 기록했는데요. 중국의 룽칭취안 선수가 인상 137킬로, 용상 170킬로로 합계 307킬로그램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올림픽 2연패 달성도 이루지 못하게 됐습니다.

MC: 북한의 많은 주민들의 엄윤철 선수의 첫 금메달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참 아쉽군요.

이규상: 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도 기대를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이날 경기에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찾아와 엄윤철 선수를 응원했는데요. 엄윤철 선수가 역기를 들어올릴 때 마다 힘차게 박수를 치며 응원을 했다고 합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많은 남한측 기자들도 참관을 했는데요. 최룡해 부 위원장이 예고 없이 모습을 드러내자 가까히 접근해 질문을 했지만 전혀 답변을 하지 않으며 역도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결국 엄윤철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금메달 자리를 빼앗기자 최룡해 부위원장은 시상식이 열리기 전에 급히 자리를 떳다고 합니다.

MC: 최 부위원장도 크게 실망을 한 것이군요. 북한여자 탁구의 김송희 선수의 경기는 어떠했습니까?

이규상: 네. 이날 벌어진 경기중에 가장 손에 땀을 쥐게한 경기였는데요. 김 송이 선수는 세계순위 6위인 일본의 이시카와 카수미 선수를 세트스코어 4대 3으로 이겨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김송이 선수는 1세트와 2세트를 이시카와 선수에게 내주며 열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3세트 부터 반격을 벌여 3세트와 4세트를 따내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습니다. 김송이 선수는 5세트를 다시 이시카와 선수에게 내주었지만 6세트와 7세트를 연속으로 이기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남한측 탁구관계자들도 나와 김송이 선수의 경기를 지켜봤는데요. 지난 90년대 남한의 현정화 선수와 함께 남한 여자 탁구를 이끌었던 이태조 전 국가대표는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김송이 선수가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두 선수가 붙은 적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 때는 이시카와 선수가 이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 분석을 철저히 한것 같고, 이번에 게임하는 자세를 보니까 너무 침착하게 몰입해서 하는게 보이는 것 같아요.

이날 경기에는 남한의 전지희 선수도 16강 진출에 성공했는데요. 16강 경기에서 두선수 모두 이길 경우 8강에서 두 선수가 맡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첫 남북대결이 되는 것이죠.

MC: 김송이 선수의 경기에도 최룡해 부위원장이 나와서 응원을 했나요? 이규상: 이날 탁구경기는 역도 경기장 바로 옆에서 열렸는데요. 경기 진행시간도 거의 비슷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최룡해 부위원장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북한 탁구팀의 감독과 코치 그리고 동료 선수들이 나와 김 선수를 힘차게 응원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MC: 지난 1991년 남한의 현정화 선수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가 단일팀을 꾸려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후 남한과 북한 여자 탁구 교류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데요. 최근에도 이런 남북간 탁구교류가 이어지고 있나요?

이규상: 최근 몇년 사이에 많이 소원해 진 것 같습니다. 국제 경기에서 서로 맞대결도 하고 자주 접촉을 해야 이러한 교류가 계속 이어질 텐데, 최근 들어서는 남과 북이 겨루는 경기도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요. 이태조 전 국가대표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천 아시안게임 때 붙은 적은 있지만 그 이후 최근에는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경기도 붙는 횟수가 적어지면 교류도 소원해 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MC: 그렇군요. 이번 대회 8강에서 남북대결이 이뤄진다면 큰 의미가 있는 것이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홍은정 선수의 경기는 어떠했습니까?

이규상: 네. 홍은정 선수는 이날 오전에 여자 개인전 예선을 치렀는데요. 종합성적 2위로 무난하게 본선 진출을 했습니다. 이날 홍은정 선수와 같은조에는 남한의 이은주 선수도 같이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순위에 밀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경기장에서 북한 홍은정 선수와 다정한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았습니다. 두사람이 경기장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 회자가 되고 있는데요. 이은주 선수는 두사람이 사진을 같이 찍게된 동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제가 찍자고 한건데… 그냥 기념으로, 자주 볼수 있는 사이도 아니니까 기념으로 한번 찍었어요.

이은주 선수는 올해 17살 고등학생으로 홍은정 선수와 10살 차이나 납니다. 두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 몇차례 본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올림픽에서는 같은 조에 속해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은주 선수는 말합니다.

이번에 와서 같은 조에서 하니까 얘기도 같이 나누고 해서 친해진 것 같아요… 서로 화이팅도 하고.

MC: 홍은정 선수는 이번 예선전에 대해 어떤 소감을 밝혔나요?

이규상: 그게 좀 아쉬운 점인데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단들이 상당히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한다는 얘기인데요. 보통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선수들이 퇴장을 하면서 '믹싱 존'이라는 곳을 통과하게 됩니다. 기자들과 선수들이 잠시 만나서 소감을 듣고 또 경기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곳인데요. 북한 선수들 같은 경우는 여기서 기자들과 얘기를 하는 경우가 아주 드뭅니다. 홍은정 선수 같은 경우는 경기를 마치고 아예 다른 곳으로 나가 버렸는데요. 국제 올림픽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꼭 기자들과 얘기를 할 의무는 없지만 '믹싱존'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요. 북한 선수들은 이러한 국제적 관례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죠. 북한도 최근에 홍은정 선수와 리세광 선수 그리고 엄윤철 선수 등과 같은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국제 스포츠 관례를 무시하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MC: 네. 지금까지 2016 리우 올림픽에 나가 있는 이규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