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김송이 선수 중국에 지자 바로 자리 떠

MC: 북한이 10일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 두개를 추가했습니다. 이로서 북한은 엄윤철, 최효심 선수가 딴 은메달 두개를 포함해 모두 4개의 메달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에 나가 있는 이규상 기자를 연결해 알아봅니다. 이규상 기자 오늘은 북한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벌였나요?

이규상: 네. 대회 6일째였던 어제 북한은 남자 50미터 권총과 여자탁구 개인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추가했습니다. 이로서 남자 역도의 엄윤철 선수와 여자 역도에서 최효심 선수가 딴 은메달 두개를 합쳐 메달 순위 29위를 기록했습니다. 남자 50 미터 권총에서는 남한의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땄고 웻남의 호앙 순 빈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제가 이날 찾은 경기는 김 송이 선수의 여자 개인전 탁구 경기였는데요. 김송이 선수는 현지 시간으로 10일 저녁 리우 센트로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열린 3-4위전에서 일본의 후쿠하라 아이 선수를 4대 1로 꺾고 북한 탁구에 12년만에 첫 메달을 안겼습니다.

이에 앞서 준결승전에서 김 송이 선수는 중국의 딩닝 선수를 상대했는데요. 딩닝 선수에게는 4대 1로 져서 결승 진출은 실패했습니다. 김송이 선수는 3-4위 전에서 후쿠하라 선수를 이기고 나오면서도 기자들에게 단 한마디의 소감도 남기지 않고 경기장을 벗어났는데요. 메달 수여식 이후에는 수상을 한 선수들이 꼭 기자회견장에 나와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기자회견에는 참석했습니다. 김 선수는 동메달 소식을 고향 가족들에게 전했느냐는 질문에 아주 짧게 답변했습니다.

<네 드렸습니다>

김송이 선수는 또 시합내내 브라질 팬들이 자신을 열심히 응원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응원하는 거 다 들었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응원해 준 것에 대해서>

MC: 김송이 선수 경기에 또 다시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 위원장이 나와 응원을 했다고 하죠?

이규상: 네. 그렇습니다. 김송이 선수가 동메달을 딴 경기가 아니라 아침에 열린 준결승전에 나왔는데요. 최룡해 부위원장은 경기가 시작되고 잠시 후에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과 현지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 귀빈석에 들어섰습니다. 공교롭게도 최 부위원장은 제가 앉은 자리에서 바로 오른 쪽 앞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김송이 선수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그랬는지 얼굴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았지만 김 선수가 득점을 할 때면 힘차게 박수를 치며 응원을 했습니다. 김송이 선수가 딩닝 선수에게 다섯 번째 세트에서 지자 최룡해 부위원장은 바로 자리를 떠나 아래층 귀빈실로 향했는데요.

그런데 마침 아래층 귀빈실에는 모나코의 왕자 알베르 2세가 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취재진은 마침내 최룡해 부위원장이 스포츠 외교를 하는 것이 아닌가 기대했는데요. 잠시 후 알베르 왕자는 군복을 입은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고 최룡해 부위원장 역시 10여분 후 일행과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이 최룡해 부위원장의 뒤를 따르며 질문 공세를 벌였지만 최 부위원장은 일체 입을 열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알베르 왕자와 최룡해 부위원장이 경기장을 떠난 뒤, 두 사람이 머물렀던 귀빈실로 가서 그 안에서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경기장 관계자에게 물어봤는데요. 모나코 왕자와 최룡해 부위원장은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고 각각 떨어져서 자신들의 일행과만 대화를 나눴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아마도 두 일행을 서로 상대방이 누구였는지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MC: 결국 스포츠 외교는 없었군요.

이규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규상: 네. 지금까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