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서 첫 남북 대결이 벌어져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현장에 취재 나가 있는 이규상 기자가 전합니다.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이번 올림픽 첫 남북대결이 벌어졌습니다. 양궁, 즉 활쏘기 16강 경기에 오른 남한의 장혜진 선수와 북한 강은주 선수의 8강진출 대결이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3대1, 남한 장혜진 선수의 승리. 이번 경기에서 북한 선수가 활쏘기 강국인 남한 선수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지만, 리우에서 열린 첫 남북 대결인 만큼 장혜진 선수의 모습은 다소 긴장돼 보였습니다.
장혜진: 떨렸어요…
경기가 끝난 뒤 북한 강은주 선수의 소감을 듣기 위해 뒤를 쫓았지만 강은주 선수와 북한측 코치는 손을 내저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습니다.
기자: 코치님, 한 말씀 여쭤봐도…
장혜진 선수와 북한의 강은주 선수는 과거 국제대회에서 수 차례 만나 서로 아는 사이였지만 이렇게 경기에서 맞대결하기는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예전 국제대회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 인사를 나누고 활쏘기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장혜진 선수는 말합니다.
장혜진: 어제 같이 쏘면서… 대화를 좀 피하려고 하더라고요.
남과 북의 어색한 분위기는 응원석에서도 벌어졌습니다. 경기장에는 상 파울로에서 온 한인교포 응원단 100여명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경기 내내 장혜진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한 민국…>
이전에 개최된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남과 북이 맞붙게 되면 남한 응원단이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예외였습니다. 이번 남북경기를 보기 위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온 교포 박석렬 씨는 이러한 광경이 좀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박석렬: 브라질 교포들이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며칠 전 리우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남한의 이은주 선수와 북한의 홍은정 선수가 같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외신들은 남북한 선수들의 다정한 모습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라며 극찬을 하고 있지만 이런 남북한 선수들간의 따뜻한 모습은 체조경기장 밖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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