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해임으로 북 경제개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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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지도부가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의 특권을 제한하기 위해 리영호 총참모장을 모든 직책에서 해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체제의 존속을 위해 불가피하게 경제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루디거 프랑크 (Rudiger Frank) 박사는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지도부의 경제 개혁과 관련해 숙청됐다면 앞으로 북한의 경제개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북한 경제 전문가인 프랑크 박사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 제1비서가 정통성(legitimacy)을 세우는데 경제적인 성공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랑크 박사: 경제 개혁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어떻게든 정통성을 세워야 하는데 유일한 방법이 경제적인 성과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영호 (해임) 사건으로 권력 투쟁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면 이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제 문제에 쏟을 것입니다. Oh, I think it's very high. For Kim Jong Un almost has no other option to produce legitimacy. .. If this Ri Young Ho episode is the end of power struggle, and if Kim Jong Un has won, this also means that he now has more time and more energy to turn to economic issues.

김 제1비서가 군의 최고 책임자를 숙청할 만큼 탄탄한 권력 기반을 갖고 있다면 지도자로서 이념적인 기반이 충분하지 못한 김 제1비서는 경제 개혁 조치를 통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 외에 정통성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프랑크 박사는 김 제1비서가 개혁을 한다면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서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 don’t think his ideological power is strong enough. I mean, to have a successful economic policy that will improve the lives and living conditions of his people, this is the only option. So, economic success is what he really needs. And that of course opens up many new opportunities with the outside world.

리영호의 해임이 개혁을 둘러싼 엘리트 간의 갈등이라고 분석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의 이승열 연구위원도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이 7월말이나 8월 초에 경제개선과 관련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정보에 정통한 탈북자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면서 김 제1비서가 반 개혁 세력인 리영호를 제거하고 개혁에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은 당에서 임명한 공장 지배인이 꾸려나가던 공장을 능력 있는 사람에게 주어 자율적으로 경영을 하게 하는 등 일련의 경제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농산물 등 각종 생산물의 정부 수매 가격을 시장가격에 맞추라는 지시를 포함한 새로운 북한식 경제관리체계가 최근 발표되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언급하고 북한의 경제 개혁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소후닷컴 등 중국의 언론은 17일 리영호의 해임이 경제 개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 내용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