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첫 공연한 록밴드 “차기 공연 계획 중이지만 어려움 겪고 있어”

0:00 / 0:00

앵커 : 서양 록밴드로선 북한에서 처음 공연했던 슬로베니아의 '라이바흐'가 북한에서 다시 공연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을 설득하는 문제가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5년 슬로베니아 록밴드 '라이바흐'의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이들의 공연 준비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한 모르텐 트라비크 감독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 차기 공연을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 번째 북한 공연 추진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트라비크 감독은 “북한 ‘지도부’(leadership)가 평화를 위협하고 인적 교류와 대화 시도를 방해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책임있는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공연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지난 2015년 라이바흐의 공연을 계획할 당시 북한 당국을 설득하느라 1년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공연을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에서 하게 된다면 정말 훌륭하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라이바흐 매니지먼트사’도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2015년 평양에서 이뤄졌던 첫 공연이 성공적이었고, 우리 밴드들도 매우 즐거웠다”며 “북한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매니저먼트사는 “공연을 갖게 된다면 평양에 있는 릉라도경기장에서 개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매니지먼트사는 차기 공연에서는 북한의 대규모 집단체조인 아리랑 공연과 함께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매니저먼트사는 차기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개최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곧 공연이 개최되길 바란다고만 밝혔습니다.

라이바흐는 냉전이 절정으로 치닫던 1980년, 록의 불모지 유고슬라비아에서 결성된 6인조 혼성록 밴드입니다.

활동 초기에는 사회주의 정부에 의해 공연이 중단되거나 밴드의 이름 사용을 금지당하는 등 제재를 받기도 했지만, 영국으로 건너 간 이들은 독특한 스타일의 음악과 무대연출로 주목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