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과학기술 등 지식산업 건설을 통한 새 세기 산업혁명을 김정은 체제의 주요 경제건설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실패로 끝난 인공위성 발사를 '발사를 실현했다'며 '성공'이라고 선전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4월 실패 사실을 공식 인정한 실용위성 ‘광명성 3호’ 발사를 ‘발사 실현’을 근거로 ‘성공’이라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추켜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0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북한의 경제전문 계간지 ‘경제연구’ 최신호(2012년 2호)는 “인공위성 발사를 세계의 발전된 몇 나라밖에 하지 못했다” 며 “최첨단 과학기술의 종합적 이용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잡지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기적적인 사변을 김정은 동지가 진두지휘해 단번에 성공시켰다”고 언급해 위성 발사 ‘실현’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추켜세웠습니다.
잡지는 이어 “최첨단의 과학기술이 종합적으로 이용되는 인공지구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김정은 동지의 영도 실력이 최첨단을 돌파하는 새 세기 산업혁명의 승리를 확고히 담보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듣기에 따라선 김정은의 위성 발사 ‘강행’이 마치 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헷갈리도록 교묘히 서술한 겁니다.
앞서 북한의 조선중앙TV가 지난 4월13일 위성 발사 실패를 반 나절 만에 이례적으로 신속히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사뭇 달라진 입장이 눈에 띕니다.
조선중앙TV 녹취: 지구관측위성의 궤도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현재 실패 원인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를 ‘교묘한 화법을 동원한 북한식 선전선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잡지는 이 같은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포함한 지식산업 건설을 북한이 김정은의 영도 아래 수행하고 있는 새 세기 산업혁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를 지식의 힘으로 운영되고 발전하는 현대적인 지식산업으로 일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북한이 ‘새 세기 산업혁명’ ‘첨단 돌파’ 등 거창한 구호만 나열하고 있다”며 “여전히 정신 못 차렸다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새 세기 산업혁명’을 주장하면서 군수공업의 집결지인 자강도를 들먹이고 있다”며 “‘첨단돌파’나 ‘과학기술 중시’가 실제 뜻하는 건 미사일과 핵 개발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라는 암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창용 교수도 북한 당국이 현대사회에서 지식경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이를 이루기 위한 방향은 잘못 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창용 교수: 북한 지도부가 이게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고 다양한 집단이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거라는 데 대한 이해가 정말 얕은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지식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은 사회 전반적인 사고의 자유와 창의성 발휘라고 지적합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북한에 가장 부족한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