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국 각지에 롤러스케이트장을 만들어주라고 지시하면서 꾸려진 스케이트장이 부실공사와 투기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건설된 '로라스케이트(롤러스케이트)' 장이 부실공사로 인해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당에서 정책적으로 로라스케이트 장을 만들라고 지시하자, 지방에서는 각 세대마다 돈을 모아 스케이트장을 꾸렸지만, 바닥 곳곳에 흠집이 생겨 이용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현지 상황을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는 "스케이트장 바닥을 칠 때 300마르카(고강도)짜리 시멘트와 질좋은 고무바닥재료를 써야 하는데, 돈이 없어 120마르카도 안 되는 저질 시멘트를 써서 바닥이 패인 곳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로라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의 무게가 스케이트 바퀴에 모두 쏠리기 때문에 바닥을 강도 높은 시멘트로 쳐야 하는데, 성과에 급급한 간부들이 바닥이 굳기도 전에 준공식을 하다 보니 부실공사가 됐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부실 스케이트장을 꾸려놓고 북한당국은 "인민들에게 보다 문명한 물질 문화생활 공간을 마련해주려는 김 제1비서의 사랑과 배려의 결과"라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중앙TV: 인민군 군인들이 평양시 내에 18개의 공원들을 빠른 시일내에 개건했습니다. 여기에 로라스케트장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주민은 "김정은이 방문한 평양시 로라스케트장은 제대로 꾸렸지만, 다른 스케이트장은 대부분 부실 투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이 롤러스케이트 장을 꾸리라는 지시를 내리자, 일부 돈이 있는 투자자들은 스케이트장에 투자하고 이용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 나온 평양시의 한 주민은 "전국적으로 로라스케트 바람이 불자, 돈이 될 것 같다는 판단으로 구역마다 건설되는 스케트장에 1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도 있다"면서 "이 투자자는 이 본전을 뽑기 위해 입장료로 1천~2천원 가량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자자의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평양시에 꾸려진 로라스케트장은 대부분 개인들이 투자해 꾸렸기 때문에 사실상 공짜로 이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이 입장료를 안 내려고 자동차 도로에 나가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도 잇따른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김 제1비서의 지시로 건설된 롤러스케이트장이 부실공사와 요금제로 인해 사실상 '전시용'으로 전락되고 있다고 그는 북한의 화려한 선전 뒤에 숨은 배경을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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