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 내부에 고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주민들 속에서 돌던 천안함 타격설을 '유언비어'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안함이 북한 어뢰공격으로 침몰됐다는 한국정부의 발표가 있은 다음 북한당국이 유언비어 차단에 나섰습니다. 당국이 차단하는 유언비어는 그동안 주민들 속에서 돌던 '천안함 타격설'입니다.
지난 20일 남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직후 북한은 전국의 공장, 기업소, 인민반을 상대로 "천안함과 관련한 어떠한 억측이나 소문을 돌리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국경지역의 한 소식통이 25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 소재의 한 공장 초급당 비서와 지배인이 노동자들을 모아놓고 "남조선 괴뢰들이 자기네 함선이 침몰된 것을 우리와 연계시키면서 반 공화국 고립 압살책동에 광분하고 있다"면서 "전시 비상용 배낭을 점검하고 예비식량을 채워 넣으라"는 지시를 내려 올해 들어 최악의 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가 나돌지 않도록 '입막음'을 시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이후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우리가 한방 먹였다", "우리 무기가 그렇게 강한 줄 몰랐다"는 말을 했고, 간부들조차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면서 자축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반동', 적선과 연결되어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로 찍힌다는 것입니다.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 이 소문은 북한 내부에 빠르게 퍼졌고, 북한 당국도 북한의 소행이라는 소문에 대해 한동안 통제하지 않는듯 한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최근 들어 북한 국방위원회가 천안함 사건을 '남조선의 자작극'이라고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주민들 속에서 도는 엇갈린 소문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됩니다.
양강도 혜산시와 연락하고 있는 한경순(가명. 47세)씨도 "요즘 인민반장들도 인민반 회의에서 적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적들의 준동을 예리하게 살피고 만약 이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보안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가족들로부터 들었다고 24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때문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천안함을 한방 먹였다"고 말하던 북한의 사회적 분위기는 점차 "천안함 사건은 남조선의 자작극"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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