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번지는 유행어 ‘3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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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무모한 건설 사업을 비난하는 유행어가 새로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일각에서는 새로 등장한 유행어가 김정은 시대의 종말을 예언하는 의미로 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체제에서도 현 정치상황이나 간부들의 비행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유행어들이 적지 않게 떠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벌려놓은 온갖 무리한 건설사업을 풍자하는 새 유행어가 주민들속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3불3부’라는 유행어에 이어 요즘은 ‘3끝’이라는 말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며 “‘3끝’이라는 말도 다른 3자 풀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을 풍자하는 우스갯소리”라고 말했습니다.

‘3끝’이라는 의미는 “세 가지가 모두 동시에 끝났다는 뜻”으로 “건설 끝, 준공 끝, 영업 끝”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건설된 모든 건물들이 일단 건설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준공식을 끝마치게 되고 또 준공식을 가진 뒤 딱 하루만 반짝 문을 열고 영업이 끝나버린다는 얘기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3끝’이라는 우스갯말은 회령시에서부터 시작됐다”며 “김정은의 직접적인 발기에 의해 회령시에 건설된 ‘음식점 거리’를 비난하는데서 시작된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회령음식점거리’가 건설이 끝남과 동시에 준공식을 속전속결로 끝내고 영업시작 불과 하루 만에 영업을 끝내 “지으나 마나 한 건물”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이런 비난이 ‘3끝’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사람들마다 ‘3끝’이라는 말이 자기네 고장에서 나왔다고 해 딱히 어데서부터 유행됐는지 알 수 없다”며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3끝’이라는 말을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단정 짓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3끝’이라는 유행어는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시작돼 김정일 정권을 거쳐 3대째를 맞고 있는 김정은 정권에서 반드시 끝장날 것임을 예언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주민들의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에도 북한에는 “물, 불, 쌀’과 같이 ‘ㄹ’자 받침이 들어간 것은 다 문제가 있다”는 식의 ‘3불’설과 “간부, 과부, 어부는 항상 돈이 많다”는 ‘3부’설을 비롯해 현실을 풍자하는 3자풀이가 많이 유행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