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 벌목사업소 마약 소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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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저희 방송을 통해 러시아(로씨아)에 파견된 북한 벌목사업소들이 대거 철수할 것이라는 보도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벌목노동자들이 마약생산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림업대표부 산하 벌목사업소 노동자들이 벌목현장에서 직접 마약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면서 심각한 마약중독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현지 러시아인들과 연계해 마약을 생산할 뿐 아니라 마약상들에게 대량으로 넘겨 유통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라진·선봉시 두만강 노동자구의 한 철도 관계자는 "지난 10월 16일 하싼발 두만강행 화물열차에 6명의 벌목노동자들이 잡혀왔다"며 "지난 8월 말에는 마약관련 범죄로 한꺼번에 16명의 벌목공들이 압송되어 오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에 잡혀온 마약범 6명중 4명은 벌목사업소 주변 러시아인들과 연계를 가지고 필로폰을 제조해 팔았고 나머지 2명은 벌목노동자들을 상대로 필로폰을 팔아 온 혐의로 현지에 파견된 북한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들 중 한명은 두만강 편의봉사관리소에서 사진사를 하던 사람이며 지난해 5월에 러시아에 벌목공으로 파견됐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벌목노동자들이 마약을 생산해 현지 러시아인들에게 팔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지어 러시아에 가면 마약을 팔아 목돈을 챙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마약제조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간부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앞을 다퉈가며 벌목노동자 파견을 지원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벌목공들은 불법적 마약거래로 벌어들인 돈을 중국환전꾼들을 통해 (북한의) 가족들에게 전한다며 두만강을 오가며 돈을 받아 벌목공 가족들에게 전해주는 거간꾼들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벌목공 출신의 또 다른 함경북도 주민은 "러시아의 추위와 고된 노동, 배고픔을 이겨내려면 마약이 필수"라면서 "마약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사람들이 1그램당 30달러씩 받고 팔아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은 온갖 고생을 다 하고도 돈 한푼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귀국에 앞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마약을 제조하는 사람들은 현장 보위원들에게 뇌물을 많이 챙겨주기 때문에 러시아 마을에 제집 드나들 듯 나들고 있다며 1등품 마약은 러시아 마약조직과 중국 마약조직에 팔리고 벌목노동자들에게는 등외품(불량품)만 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소식통들은 벌목노동자들이 만든 마약이 '가목사'라고 불리는 중·로 국경 지역을 통해 중국 마약조직에 흘러들어 간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북한 내에서 생산과 판로가 막힌 마약제조업자들이 러시아로 몰리며 이로 하여 러시아 벌목사업소들이 마약생산과 유통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