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일부 외국영화를 텔레비죤에서 방영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체의 외국영화를 불법영상물로 지정해 단속하던 북한당국이 전쟁을 다룬 러시아 영화들을 일부 방영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외국영화를 불순영상물로 규정해 엄격히 단속하더니 요즘 조선중앙텔레비죤과 만수대통로와 같은 국영방송에서 외국영화를 방영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러시아영화들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평양과 개성, 황해도 등 분계연선지역에서만 볼 수 있던 만수대 통로를 함경북도에서도 보도록 채널을 확장했다”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조선중앙TV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만수대TV 통로를 추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일에는 17시부터 22시까지 김정은 선전물과 과학기술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주말에는 9시부터 22시까지 만수대통로로 체육프로를 방영하고 있다”면서 “특이한 것은 매일같이 러시아 전쟁영화만 내보낸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상한 것은 이웃 나라인 중국영화에 대해서는 전 보다 더 단속이 심해졌다”며 “같은 사회주의를 하던 이웃나라의 영화인데도 중국영화는 보면 안 되고 러시아 영화는 보여주는데 대해 주민들은 많은 의혹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대외적으로는 조·중 친선을 노래하고 혈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데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중국이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하는 등 조선과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동기훈련이 시작되고 전시훈련을 강조하면서 텔레비죤에서 전쟁영화를 주로 방영하고 있다”면서 “매일 2차대전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전쟁영화를 방영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제정세에 비추어 볼 때 중국영화는 막고 러시아영화만 방영하는데 에는 중앙의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면서 “아무튼 주민들로써는 김정은 선전물과 혁명전통선전만을 시청하다가 비록 오래된 영화지만 외국영화를 보게 되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외국영화 방영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차별하는 이유를 놓고 러시아가 실제로 조선의 대북제제에 중립적 입장을 지킨데 대한 감사의 표시인지, 아니면 당국이 전시시설 복구와 함께 주민들에게 지금의 내외정세가 전시상황임을 강조하려는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