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과 러시아가 공안기관 간 상호 교류와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그 동안 러시아에 벌목공과 건설 노동자 등을 대거 파견해온 점을 감안하면 북한 노동자 통제와 관리 강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검찰 간 상호 교류와 협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유리 굴랴긴 러시아 연방 대검찰청 차장이 지난 주 북한을 방문해 장병규 최고검찰소장(한국의 검찰총장격)을 만나 양국 검찰 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3일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양 측은 이 자리에서 2010년 체결된 양국 검찰 간 협력 강화 합의안의 이행 방안을 중점 논의했습니다.
양국 검찰 수뇌부는 법 집행 과정에서 상호 협력하는 한편 관련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교류, 협력을 강화키로 한 합의안을 충실히 이행키로 뜻을 모았습니다.
또 검찰 직원 양성에 서로 협력키로 했으며 법 집행 과정에서 서로 정보 교환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굴랴긴 부소장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 연방 최고검찰소 대표단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고 짧게 보도했을 뿐 북한에서 활동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검찰 수뇌부의 방북과 양국 공안 기관 간 상호 교류, 협력 강화 움직임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에 대한 통제와 관리 강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됩니다.
벌목공과 건설 노동자 등을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거 파견해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으로선 이들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통제 방안 수립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중 양국 간 공안기관 교류 강화가 대대적인 탈북 단속으로 이어진 사례를 상기시킨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 소장에 따르면 2011년 멍젠주 중국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간 공안 분야 교류가 활발해졌고 이는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제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또 북중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한국의 민간 활동가들이 대거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점차 (2012, 2013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급감했습니다.
그 동안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장을 이탈해 망명을 신청하는가 하면 말다툼 끝에 흉기로 동료를 찌르는 등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러시아 벌목공 출신의 한 탈북자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 임금까지 착취당하는 바람에 작업장을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탈북자 : (북한의 대표적인 연합기업소가 있는) 그런 사업소에서 멀리 달아나는 거죠. 달아난다는 건 다른 게 아니라 돈 벌러 나가는 겁니다. (돈을 안주니까 돈을 벌수가 없으니까) 방법이 없어서 그래서 사업소를 이탈하는 거예요.
2만 명 이상인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의 작업장 이탈 방지 등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러시아 공안기관의 협조가 절실한 북한.
러시아와 공안 협력 강화가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