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가 북한 당국의 허가로 베일에 쌓여있던 '류경 호텔'의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이들은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건물 내부의 사진 촬영도 허가 받았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 베이징에 기반한 북한 전문 여행사에 류경 호텔의 내부를 둘러 볼 수 있도록 허가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되고 있습니다.
고려 여행사(Koryo Tour)의 사이먼 커커럴 대표와 하나 바라클라우프 씨는 지난 23일 류경 호텔의 1층과 105층 등을 둘러보고 왔다고 26일 ‘특별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사이먼 대표는 “(우리는) 류경 호텔에서 사진을 찍도록 허용된 최초의 외국인”이라면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8장의 류경 호텔 내부 사진을 올렸습니다.
‘노동 안전’이라는 푯말을 걸고 아직 공사 중임을 나타내는 호텔의 내부 사진과 식당들이 들어설 공간 등을 담고 있는 사진 등입니다.
사이먼 대표는 특히 “300미터 이상이 되는 높이에서 평양 전경을 볼 수 있는 플랫폼 (단)에 올라갔다”면서 그곳에서 바라보는 평양은 “놀라웠고, 너무 아름다워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건물 내부 공사는 아직도 완성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1층의 로비, 식당, 그리고 회의실 등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지만, 호텔 방, 사무실 공간, 그리고 장기 대여가 가능한 방 등이 준비되려면 최소한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고려여행사 측에 류경호텔 내부를 공개하는 것은 지난 7월 호텔의 공사를 맡았던 이집트의 오라스콤사가 호텔 사업권을 포기한 후 이뤄진 터라, 외국 투자자 물색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오라스콤사가 류경 호텔 사업권을 포기했을 당시 한 중국의 대북사업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라스콤의 류경호텔 투자는 외장공사까지가 끝”이라며 “북한 당국이 내장 공사를 맡을 외국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존 박 연구원은 오라스콤의 대북 협력사업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 저는 개인적으로 오라스콤 텔레콤과 북한의 관계가 재검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새 정권에서 북한과 어떻게 협력 관계를 이어갈 지 모르겠지만 이전처럼 쉬울 것으로는 생각지 않습니다.
즉, 북한은 국제사회의 계속된 제재에 더해 북한을 둘러싼 정치 외교적 상황이 불확실해져 가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을 모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