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인에 여전히 괴상하고 낯선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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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론인이 북한의 실상을 토대로 쓴 작품이 영국의 권위 있는 BBC 사무엘 존슨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의 저자인 바바라 데믹 씨는 “미국인에게 북한은 아직 호기심의 대상”이라면서 북한에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지 LA 타임스 베이징 특파원 바바라 데믹 (Barbara Demick) 씨가 10년간 수백명의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을 직접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작품 ‘Nothing to Envy’, (‘세상에 부럼 없어라’)가 2일 영국의 권위 있는 BBC 사무엘 존슨상(BBC Samuel Johnson Prize)을 수상했습니다.

바바라 데믹 씨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회견에서, 미국에서 10년 이상 기자로 생활하면서 미국인을 비롯한 세상 사람들이 북한의 실상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여전히 북한은 호기심의 나라, 괴상하고 낯선 나라 정도로 여겨지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바라 데믹: North Korea is a curiosity. They still see it as weird, strange. Unfortunately…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은 아직 괴상하고, 낯선 곳으로, 호기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데믹 씨는 또 중국에 온 북한 사람들이나 한국, 중국 등지의 탈북자들을 수백차례 만난 결과, 북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량 부족 뿐만아니라, 북한 당국의 철저한 정보 통제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세뇌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바라 데믹: 탈북자 뿐만 아니라, 일이나 장사를 하거나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중국에 온 북한 사람들을 무수히 만났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북한 당국이 억지로 주입한 주체 사상을 주장하는 등, 북한 식의 사고에 젖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데믹 씨는 북한이 세계의 분단 국가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서, 결국 북한 정권의 종말이 올 것이라 믿지만 그 때까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바라 데믹: To me, North Korea was the most heart breaking country…저는 항상 분단된 국가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기자로 활약하게 된 첫 근무지가 바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었습니다. 제가 본 분단 국가 중에서 가장 가슴아프고 처절한 고통을 느낀 곳이 북한이었습니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BBC 사무엘 존슨상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2010년 수상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미 미국의 시중 서점에서 판매 중이며, 곧 한국말로도 번역돼 남한에서도 판매될 예정입니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청진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 6명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비밀 결혼한 두 명의 십대, 꽃제비, 가족보다 김일성을 사랑한 공장 일꾼과 그의 딸이 겪는 자유 없는 북한에서의 역경과 고난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밀 결혼한 두명의 십대는 오랫동안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정권이 두려워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체제를 비판하거나 자신의 국가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나누지 못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영국돈 2만 파운드, 한국돈으로는 약 37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는 데믹 씨는 2001년이래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타임즈의 특파원으로 예루살렘, 서울, 베이징 등 지에서 활약해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