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성발사] "내달 광명성 3호 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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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다음달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기로 미국과 최근 합의한 상태여서 논란이 예상됩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측의 계획이 “중대한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1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1998년과 2009년에도 인공위성을 쏜다며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지난 두 번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일본 위로 쐈지만, 이번엔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남쪽 방향으로” 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이 이른바 ‘광명성 3호’를 쏘는 건 ‘축포’의 의미가 크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고유환:

김일성 주석 탄생 100회를 맞아서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건 결국 강성대국 건설의 축포라는 의미가 있겠고, 또 김정은 시대를 여는 의미의 신호탄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광명성 3호’ 발사가 2월29일에 발표된 미국과의 합의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북측은 당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 활동은 물론이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유예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인공위성과 장거리 미사일은 동일한 기술로 개발한 추진체를 사용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과거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측의 위성 발사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북측이 ‘광명성 3호’를 쏜다는 계획은 지난 2월29일 합의와 관련해 미국을 시험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김정은 체제의 결속이라는 내부적 필요에 의해 북측이 이른바 ‘축포’를 쏘는 행위를 미국이 어떻게 해석하는 지 북한은 지켜보고 싶어 한다는 뜻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장용석:

지난 2월29일 발표한 북미 합의를 넘어서 앞으로 전개될 경수로, 제재, 평화협정 문제 등과 같은 북한이 요구하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미국이 과연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미국의 협상 태도를 시험하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의 ‘실용위성’ 발사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발표한 대로 ‘실용위성’을 발사한다면,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러한 미사일 발사는 지역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며 또한 북한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삼가하겠다고 다짐한 것과는 모순된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2009년 북한이 이른바 ‘광명성 2호’를 발사했을 때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유엔 결의에 따라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북측은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광명성 3호’의 발사 과정을 최대한 합법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북측은 이날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도 “국제적 규정과 관례를 원만히 지킬 것이며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성 발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잔해물이 주변 국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 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또한 “북측은 발사 현장을 국제사회에 공개하고 정당성을 획득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서울에 있는 북한 소식통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