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성발사] 주민들 반응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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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 당국이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영양지원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 장마당 쌀값도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선포한 다음 위성에 대한 환상을 대대적으로 조장하고 있지만, 주민들 속에서는 이에 반하는 감정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중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이 위성강국에 대한 환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시작했다"면서 "'남들이 쏘지 못하는 위성을 3번이나 쏘는 우리나라는 위성강국이다'는 식으로, 북한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 세우고 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도 위성발사에 대한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 TV>

“우리의 광명성 위성 발사소식을 접하고 보니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강성대국은 빈말이 아니다고 하시던 말씀이....”

더욱이 “남조선도 두 번씩이나 시도하다 끝내 올리지 못한 것을 우린 두 번 다 성공했다”며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대부분 주민들은 위성을 쏘든 말든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위성대국이 되면 좋긴 한데 위성을 자꾸 쏴서 우리가 얻는 게 뭔가”라는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이 주민은 “2009년에 광명성 2호를 쐈을 때도 텔레비전 통로(채널)가 많아지는 줄 알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1개밖에 없다”면서 “그 마저도 전기가 없어 못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당시 어떤 사람들은 조선중앙텔레비전 왼쪽 상단에 빨갛게 표시된 텔레비전 마크를 보고,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라고 좋아했는데 훗날 보니 아니었다”고 씁쓸해 했습니다.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대부분 주민들은 “위성발사가 결국 인민생활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내부 주민들은 위성 발사로 인해 “장마당 쌀값이 오르는 데 대해 더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평안북도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한 탈북자는 “신의주 지역 장마당에서 쌀 1kg 이 3천800원~4천 원대로 올랐다”면서 “이는 최근 들어 30원 이상 오른 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미국이 영양지원을 한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쌀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지만, 북한이 위성발사를 선포한 다음부터 쌀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위성발사를 발표한 직후 “대북 영양지원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유보입장을 보인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내부에서 광명성 위성발사에 대한 회의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공위성 수명’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위성의 주기가 2년이기 때문에 또 다른 위성을 발사한다는 소문이 은근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거금이 드는 위성을 왜 쏘느냐는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누군가가 “인공위성 수명이 2년”이라는 억지 주장을 유포시키고 있다는 소립니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나 틀자고 한발에 수억 달러씩 하는 위성을 쏜다는 것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확산되어 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이젠 북한 사람들은 당국이 콩으로 메주를 쓴대도 믿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민심을 잡으려고 위성을 쏘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