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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이췰란드(독일)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와 만났던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 국장은 3일 중국에 도착해서도 거듭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 의지를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도이췰란드 베를린 근교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 등을 논의한 리근 국장은 3일 귀국길에 베이징에 도착해 북한이 위성 발사를 계획대로 강행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리 국장은 토론회에서 북한의 평화적 위성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2일 리 국장은 도이췰란드를 출발하기에 앞서 베를린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달 중순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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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근)
위성은 우리의 평화적 계획에 따라 하는 것입니다. (일정에 변화가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리 국장은 또 북한의 “위성 발사를 계기로 미국이 식량 제공을 중단한다면 미국 스스로 정치와 인도주의 문제를 결부시킨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측 입장과 관련해 지난 주말 도이췰란드에서 미국 측 전직 관리들은 북한 측에 북한의 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론회에서 북한 측은 또 북한의 위성 발사는 지난달 ‘2.29미북합의’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등을 통한 새로운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일 북한 측이 로켓 발사 이후 미국이나 유엔이 새로운 대북제재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설사 대북 영양지원에 나서지 않는다하더라도 북한 측은 ‘2.29미북합의’에 따라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가동을 임시 중단하고 이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을 받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넌지시 비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29미북합의’ 파기의 책임을 완벽하게 미국에 돌리려는 북한 측의 의도에서 비롯된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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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al)
북한은 미국 측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과거 북한의 주장에는 일부 설득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버린 것입니다.
과거 북한 입장을 비교적 이해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던 시걸 박사는 이례적으로 북한의 이번 ‘2.29미북합의’ 위반은 ‘신뢰를 파괴한(confidence destroying)’ 심각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의 바람과는 달리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등을 통해 북한의 로켓 발사에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빌미로 북한은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루디거 프랑크 박사도 만일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통해 로켓을 발사한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면 북한도 이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에 김정은 새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과거의 행태가 거듭 반복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