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 달 4~8일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 북한은 지난 12일 미국과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보낸 통지서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통보가 나오자, 그 때문에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미국과 일본 등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사하겠다는 인공위성의 실체가 대포동 미사일인지, 아니면 인공위성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군사용 미사일일 경우 각국의 안보에 위협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한국 국민은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발사 통보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2006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위험한 군사적 도발을 했을 때도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현재는 경기 침체를 비롯한 경제문제가 더욱 큰 현안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북자들도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지난해 탈북한 김선일 씨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하려는 물체가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2006년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대포동 2호 미사일 가격은 약 3천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옥수수 1톤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100달러임을 고려한다면 30만 톤의 강냉이를 사들일 수 있는 비용입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도 굶주리는 백성을 책임지지 못하는 북한 정권이 우주 정복보다는 민생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남한 내 대부분 탈북자는 북한이 조성하는 전쟁분위기나 협박성 발언보다는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함께 겪는 경제 불황 문제에 더 고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인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는 순간 그것이 자신도 망하는 길임을 잘 알기 때문에 전쟁을 먼저 도발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최근 북한군 총참모부가 나서 전쟁분위기를 부각하고 있는 행태는 남한과 미국을 협박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2007년 한국에 입국한 군인 출신 탈북자 이철희 씨는 자신이 지금쯤 군대에 있었더라면 전쟁 분위기에 떨고 있었겠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러한 평온한 마음가짐은 한국 사회 적응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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