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세포비서대회 말썽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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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5년 만에 조직된 북한의 전당세포비서대회가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참가자들을 태운 열차가 지나갈 철길주변의 눈을 쳐내는 작업에 주민들을 강제 동원시키면서 비난 여론이 높았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의 ‘전당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노동당 기층조직들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이 평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말썽이 그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전당세포비서대회에 양강도에서만 340명 정도의 대표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을 선발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갈등이 많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세포비서대회 참가자 선발과정에서 60세 이상의 ‘명예당원’들로 조직된 노동당 세포는 애초에 배제돼 노 당원들의 반발이 거셌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또 중앙으로부터 참가대상자 선발범위가 미리 지정되는 바람에 노동당에 대한 충성도는 무시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지방 참가자들의 경우 ‘충성의 당세포’ 칭호를 수여받은 단위와 각 혁명사적지, 전적지 단위의 당 세포비서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 단위 당 세포비서들로 대회참가 인원을 제한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같은 직종에서 30년간 일하면서 당세포비서 사업을 수행해온 현직 당 세포비서들과 지방의 주요 건설장들에서 돌격대 생활 중인 당 세포비서들이 참가자로 선정되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반 당원들은 물론 세포비서들과 상급기관 당 간부들 사이에서도 참가자 선발기준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대회참가자들이 평양으로 출발한 24일, 함경북도에 엄청난 눈이 내렸다”며 “눈으로 막힌 철길을 열기 위해 3일 간에 걸쳐 모든 주민들이 총동원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폭설로 쏟아진 눈은 25일 낮에야 멈췄는데 함경북도 청진시는 1미터 가까이 눈이 쌓여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을 모집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북한 당국도 정전 등으로 열차운행이 지연될 것에 대비해 기존과는 달리 전기기관차가 아닌 내연기관차를 특별히 동원해 대회참가자들을 실어 날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눈치기(제설작업)에 동원된 주민들이 하필이면 왜 이런 때에 대회를 조직해 사람들 고생 시키냐며 불만들이 많았다”고 전하며 “날씨가 너무도 추워 대회 참가자들도 별로 기분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