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방지용 보안장치, 북 주민들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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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주민들 속에서 외부 침입자를 감시하기 위한 도난방지용 보안장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종 단속을 위해 불시에 들이닥치는 보안원들을 보안장치가 미리 경고해주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이 앞다투어 설치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감시, 경고해주는 첨단 보안장치가 북한 보따리 무역상인들의 인기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친척방문차 중국을 찾은 북한 주민들 중에 귀국하면서 주택용 보안장치를 구입해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장사를 하는 청진 주민 량 모 씨는 최근 “땅집이라고 불리는 일반 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도난방지용으로 ‘적외선 감지기’를 많이 설치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량 씨는 “비교적 눅은 값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다 작은 건전지만 끼우면 정전과 관계없이 작동하고 성능도 우수해서 인기리에 판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보안장치의 성능이 좋아 불시 단속에 나선 검열 보안원들을 즉시 포착해 경고해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앞다퉈 설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눅은 값이라고는 하지만 북한 서민들로서는 적지 않은 100위안이 넘는 설치비용이 드는데도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땅집과 달리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에 100 딸라가 넘는 비밀번호로 문을 여는 디지털 잠금 장치나 실내에서 외부방문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비디오 폰을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깁니다.

중국 난징(南京)에서 한-중 합작으로 ‘디지털 도어롴’을 만들어 전량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한 기업인은 선양의 조선족 상인이 북한에 수출하기 위해 중국 상표를 부착한 디지털 잠금 장치를 대량 주문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이 모 씨도 “최근 평양 등 대도시 아파트 주민들 중에 ‘화면대화기’라고 불리는 비디오폰과 인터폰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연선 도시들에도 첨단 보안장치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보안당국이 개인 주택들의 보안장치를 강제 철거시키고 있으나 보안원들이 단속하면 일단 떼어 냈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설치하는 일이 반복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첨단 보안장치들을 북한 주민들은 ‘도둑 감지기’라고 통칭하고 있으나 주민들 중에는 불시에 들이닥치는 보안 검열원들을 비하에서 ‘모기 감지기’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