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배 “메러디스 빅토리” 기네스북에 올라

"Greatest rescue operation by a single ship" - 기네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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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러디스 빅토리 호 - 1950년 인천항에서사진 - 로버트 러니 (J. Robert Lunney)

한국전쟁 당시 흥남 부두에서 1만 4천명의 북한 피난민들을 극적으로 구해낸 유엔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 호. 바로 이 배가 세계 최고의 기록만을 모아놓은 기네스북(Guinness World Records)에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 한 배’로 기록됐습니다.

미국 뉴저지 주에 메러디스 빅토리 호 승무원들과 유엔군들의 희생정신과 사랑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재미동포 기업가 안재철 씨는 영국 기네스 본사로부터 빅토리아 호가 세계 기록에 등록됐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9월 21일 세계 기록 공식 통보 받아

"한국 전쟁당시 12월 흥남 철수 때 북한 피난민들을 유엔군이 10만을 구출해 나왔습니다. 그 중에 마지막으로 나온 메러디스 빅토리아라고 하는 화물선이 피난민들을 1만 4천명을 구해 나왔습니다. 그 기록이 기네스북으로부터 한척의 배로 가장 많은 인명을 구출한 배라고 공식적으로 인정이 됐다고 저희가 편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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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2월 중공군에 밀려 고립위기에 처한 유엔 연합군이 장진호 포위를 뚫고 흥남 항을 통해 탈출한 사실은 유명한 한국전 일화입니다. 당시 유엔군 화물선이었던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의 레너드 라루(Leonard P. Larue) 선장과 47명의 선원들은 1만 4천명의 북한 피난민들을 흥남부두에서 모두 태우고 뒤늦게 항구를 떠나 사흘 뒤 거제도에 도착합니다. 배안에는 음식이나 전기, 물도 없었지만 사흘간의 항해에서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빅토리아호 상급 선원으로 근무했던 올해 76세의 로버트 러니(J. Robert Lunney) 씨는 선장은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믿었으며 모두가 마음을 동요 없이 그를 따랐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흥남부두에서 1만4천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부산과 거제도로 구출했습니다. 거제도에 도착하는 사흘 동안 배 위에서 5명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1만 4천 5명을 구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 극한 전쟁의 공포 속에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선장의 인도주의적이고 용감한 결정에 따라 우리 모두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The most memorable scene I remember was the thousands of people on the beach waiting to be rescued and their only access to freedom was the sea"

현재 미국 뉴욕 주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는 러니 씨는 당시 흥남부두에서 수많은 피난민들에게 자유를 찾아준 일은 평생의 가장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아 있다고 회생합니다.

선장의 인도주의적이고 용감한 결정

“흥남부두에는 수만 명의 북한 피난민들이 치열한 전투 혹독한 겨울에도 불구하고 바닷가로 몰려들었습니다. 북쪽에서 밀려든 중공군들에게 고립돼 있던 피난민들은 자유세계로 탈출할 수 있는 길이라고는 바다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보고 선장은 우리 배를 갖고 들어가서 그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때까지 구하겠다고 자원했습니다. 당시 그 장면은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현재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지난 93년 이미 해체됐지만, 한척의 배로 가장 많은 인명을 구출한 세계 최고 기록으로 등록됨으로써 이제 역사에 길이 남게 됐습니다.

라루 선장, 수도사로 일생을 보내

한편,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은 한국 전쟁이 끝난 뒤 수도사가 되어 미국 뉴저지 주 뉴튼 수도원에서 일생을 보냅니다. 현재 그가 묻혀 있는 수도원에는 재미동포 기업가 안재철 씨를 중심으로 세계 평화 공원 건립이 추진 중입니다. 안 씨는 세계 평화 공원 건립을 통해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실천정신을 추모하고, 미국의 인도주의적인 참전을 기리며, 이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