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
북한이 처음으로 외국 기업에게 포괄적인 석유 탐사권을 주기로 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으로부터 탐사권을 따낸 영국의 석유회사인 애미넥스 (Aminex)은 앞으로 20년간 북한 전역의 석유와 천연가스 탐사와 채굴권을 갖게 됩니다.
애미넥스 (Aminex)사가 20일 발표한 합의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앞으로 20년간 초기 기술 지원제공을 포함해 모두 5가지에 합의했습니다. 애미넥스사는 또한 북한에서 새로 생산되는 모든 탄화수소에 대해 로열티, 즉 특허권 사용료를 받게 되며, 향후 다른 회사들이 굴착한 유정에 대해 지분보유참여권을 부여받게 됩니다. 또한 북한 내 어느 지역에서든지 애미넥스사 명의로 탐사할 우선권을 갖게 됩니다.
애미넥스사의 브라이언 홀 (Brian Hall) 사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회견에서 지난 6월30일 북한당국과 20년 기간으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홀 사장은 이번 계약은 북한과 외국 석유 회사 간에 맺은 가장 포괄적인 합의안이라고 말했습니다.
"I believe it's the most comprehensive deal struck between North Koreans and a foreign oil company."
실제로 북한은 다년간 외국 기업을 끌어들여 유전 개발사업을 시도해왔지만 이번에 애미넥스사의 경우 처럼 20년 장기계약의 포괄적인 석유탐사권을 제공하긴 처음입니다. 북한은 석유가 생산되면 일정 비율로 북한 정부와 참여 회사가 나누는 이른바 ‘생산물 분배계약’ 방식을 통해 외국의 석유회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현재 석유개발에 스웨덴의 토러스사가, 호주의 비치 페트롤륨사, 캐나다의 소코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석유탐사는 한 광구를 시험적으로 개발하는 데 미화로 1천만달러 이상이 드는데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력이 빈약한 북한으로선 외국 기업의 참여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 연해에서는 지난 25년간 여러개의 광구가 외국 자본에 의해 시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97년 서해만 일대에서 소량의 석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애미넥스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은 새로 원유를 시굴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간 자원 부족으로 진전이 없었다’고 밝혀, 향후 석유 시굴에 적극적인 의욕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홀 사장은 북한의 석유 및 천연가스 사업 전망은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 그 근거로 북한은 상당한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발해만 지역과 가까우며, 북한 내에 2-3개의 유망지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Well, we think it's very high; the area is very interesting geologically."
홀 사장은 그간 호주의 비치 페트롤륨사 (Beach Petroleum)를 포함해 여러 서방 회사가 북한의 유전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지만, 실제 사업이 진행된 사례는 없으며, 전국적 범위의 이만한 규모의 협의는 애미넥스사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Actually I'm not aware that any of them actually went on to do any work beyond their initial interests and being offered a license..."
애미넥스측과 북한간 협상은 지난 2001년에 홀 사장이 북한을 처음 방문해 협상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했으나, 일 년 전에 북한 측이 정식으로 초청을 해옴에 따라 협상이 빨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홀 사장은 올해 4월 심도 깊은 협의를 거쳐, 올해 6월말에 전격적으로 계약을 맺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홀 사장은 최초 접촉단계로부터 마지막 결정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으나,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 측은 협상하기에 합리적인 상대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번 합의안은 지난 여름 데이비드 슬린 (David Slinn)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비밀리에 평양에서 서명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합의를 위해 애미넥스사와 북한은 지난 2001년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며, 조만간 북한상주 요원팀을 상주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We've been talking to people from the Democratic Peoples of Republic of Korea for four or five years now..."
홀 사장은 영국의 빌 라멜 (Bill Rammell) 외무 차관이 최근 북한을 방문하게 된 분위기도 어느 정도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라멜 차관은 북한과 영국이 2000년 수교한 이후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영국의 각료급 관리입니다.
한편 애미넥스사는 미국, 러시아,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탐사하고 생산하고 있는 국제 석유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