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내 탈북자들이 북한에 송금하는 것이 북한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생필품을 구입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쌀, 생필품 등 물가 상승이 겹쳐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에게 있어 한국의 탈북자들이 보내오는 돈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비록 송금 과정에서 중개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평균 30% 정도 된다 하더라도, 경기가 위축돼 있는 북한의 장마당에서는 이러한 송금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북한의 주민들은 한국 내 가족이 보내는 돈으로 쌀과 고기, 의류, 땔감 등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지방 소도시에서 일하는 공장 근로자의 한 달 평균 임금이 1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중개인 수수료를 떼고 100달러가 송금되더라도 북한 주민은 그것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연구원은 특히 화폐개혁이 실패한 후 북한에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이 더욱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진 연구원:
북한에서 나온 사람(탈북자)들이 일 년에 100달러 정도라도 가족에게 보내면 그것은 엄청나게 큰 돈이 됩니다. 북한에서는 그것을 밑천으로 장사가 이뤄지고 시장이 돌아가게 됩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그러한 돈은 더욱 귀해집니다.
이처럼 한국에서 보낸 돈이 북한 장마당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지만,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것이 오히려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박사는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이 잦아지면 북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될 것이고, 주민들의 송금을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관리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
As this money flow goes into North Korea, local officials are reportedly aware of this. Early on, there was an effort to punish for those received money. But now as this money flow is increasing, local officials realized that if they take a cut or ask for money from the recipients of this remittance, these officials can make a good living. (외부에서 송금된 돈이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면 정부 당국은 감시를 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에 외부에서 들어온 돈을 받는 주민들에 대한 처벌이 따르곤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부 당국은 송금받는 주민들에게 눈 감아 주는 조건으로 뇌물을 요구할 것이고, 이같은 뇌물이 이들에게는 또 다른 벌이가 될 것입니다.)
또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도 북한 주민이 송금을 받는 것이 정부 당국에 적발되면 한국에 가족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탄로날 뿐 아니라 송금받은 돈도 갈취당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거드 교수:
When the money gets into a household in North Korea, the national security agency is aware of that the household has a family abroad. So, some of this money making its way in North Korea is actually extorted by officials in North Korea. (외부에서 송금한 돈이 북한내 가정에 전달될 때 감시당국은 송금 수취인에게 해외 거주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감시할 것입니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송금된 돈은 북한 정부 당국에 의해 갈취되게 됩니다.)
한편, 한국의 조선일보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내 탈북자들이 북한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액은 연간 미화로 1천만 달러(추정치)에 이르며, 송금액의 규모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