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북한에 기대 말고 항상 경계해야” -출판 기념회 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통신의 양성원입니다. 22일 서울에서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저서 ‘인간중심철학원론’ 출판 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 전 비서는 남한 정부가 북한에 대해 경이원지(敬而遠之) 즉, 공식적으로는 존중하되 내적으로 기대하지 말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0:00 / 0:00

<b>황장엽: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국민은 민족적 번영에서 생명선이라고 볼 수 있는 민주주의적 정체성과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며 흉악한 적 앞에서 정신적으로 무장 해제하는 엄중한 역사적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행히 정권을 되찾았으나 그동안 침투한 북한 독재집단의 마수의 뿌리가 매우 깊다는 점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b> <br/>

황장엽 전 비서는 남한 정부가 북한의 인권 유린과 독재에 대해 직접 싸우지 말고 비정부 단체(NGO)가 김정일 집단의 반인민적 죄악을 폭로하는 사업을 도맡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오늘 서울통신은 황 전 비서의 출판 기념회가 열린 여의도 렉싱턴 호텔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97년 4월 남한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이날 자신의 저서인 ‘인간중심철학원론’ 출판 기념회에서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북한 인민을 대표할 수 없는 ‘민족 반역 집단’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황장엽: 저는 때때로 남북관계가 경색됐다는 우려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김정일 집단과 맺는 관계가 과연 남북관계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김정일 정권이 북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수백만 북한 동포를 굶겨 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어 놓은 김정일 독재집단이 북한 인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 동포들의 정권이 아니라 북한 인민을 억압하는 민족 반역 집단입니다. 이 집단은 오직 수령이 남한까지 다 통치하는 것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황 전 비서는 남한 정부가 북한 정권을 공식적으로 존중은 하지만 내적으로 기대해서는 곤란하며 항상 경계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전 비서는 남한 정부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조 체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주변국과 친선 협조관계를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장엽: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고 국제적으로 승인된 정권입니다. 그래서 이 정권을 공식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해서는 경이원지(敬而遠之)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경이원지한다는 의미는 공식적으로 존중하고 내적으로는 기대를 걸지 말며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북한 동포들은 미해방 지구에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그들을 각성시키는 과오는 오늘의 인민의 집단인 NGO 단체들이 책임지고 진행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과 기아와 빈곤, 독재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김정일 정권을 직접 상대해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김정일 집단의 모든 반인민적인 죄악을 폭로하는 사업은 NGO 단체들이 맡아서 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협조 체계를 더욱 강화하며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력에 의거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한일 자유무역협정, 한중 자유무역협정 등 주변 대국들과 자유 무역협정을 통하여 이 나라들의 친선 협조관계를 적극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 전 비서는 남한이 북한 정권을 이기는 길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장엽: 한반도의 주인은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승리의 결정적인 비결은 주인인 한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해나가는 것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가장 시급한 과업은 폭력을 제거하고 정의, 민주주의적 법질서를 세우는 일입니다. 만일 한국이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과 같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 한국은 백전백승하며 북한 반인민적 독재 집단의 파멸은 시간문제에 불과합니다. 조국의 민주주의적 평화 통일은 반드시 실현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전체 국민이 우리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하여 투쟁하는 인민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고 재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황장엽 전 비서는 남한의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민주주의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한미동맹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하면서 남한 국민은 아직 북한의 수령 독재집단과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장엽: 돌이켜보면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국민은 민족적 번영에서 생명선이라고 볼 수 있는 민주주의적 정체성과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며 흉악한 적 앞에서 정신적으로 무장 해제하는 엄중한 역사적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행히 정권을 되찾았으나 그동안 침투한 북한 독재집단의 마수의 뿌리가 매우 깊다는 점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성공에 자만, 도취하여 우리 인민이 아직 민족 통일의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지 못했으며 냉전의 유물인 북한의 수령 독재집단과 대결 상태가 끝나지 않았다는 엄중한 사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북한 독재집단의 상상을 초월한 기만 술책과 핵무기를 휘두르는 위협, 공갈 정책과 한국의 비정상적인 사태가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독재집단의 침략 책동과 민주주의 체제를 반대하는 폭력 시위와 투쟁은 여당과 야당의 투쟁이 아니라 전 인민 공동의 투쟁 과업입니다. 이 투쟁에는 국가 원로들이나 모든 평범한 인민들이 다 같이 단결하여 참가해야 합니다.

남한의 보수적 언론인인 조갑제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판 기념회에는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의 공성진 최고위원, 황우여 의원 등 예닐곱의 국회의원과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축사에 나선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전 생애를 바친 황 전 비서의 저서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회창: 제가 살아오는 동안. 이렇게 당신의 신념을 위해서, 삶의 진정한 보람과 가치를 위해서 전 생애를 불사르다시피 한 황장엽이라는 영혼을 제 인생에서 만날 수 있었던 사실을 제 삶의 가장 큰 보람으로 느낍니다. 황장엽 선생이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또 북한의 절대 수령주의를 비판하는 말씀 가운데는 단순한 반공주의나 단순한 보수나 좌우파의 정치 이념의 잣대를 넘어서는 심오한 통찰과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인간중심철학원론’의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황 전 비서의 남한 망명은 북한의 멸망을 경고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강인덕: 이미 황장엽 선생님이 남한에 오시면서 김정일 체제는 송두리째 부정되고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했다고 봅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여러 경고가 그대로 북쪽에는 치명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축사에 나선 남한 조선일보의 류근일 전 주필은 남북협력 사업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신랄히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류근일: 금강산 구경을 가야 합니까? 등산하고 경치야 좋죠. 철조망 저편에는 세 끼는 고사하고 한두 끼도 못 먹는 불쌍하고 굶주리는 동포들이 있는데, 사람이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가슴에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개성공단도 장사하는 사람을 욕하고 싶진 않지만 호랑이, 늑대 입을 벌려놓고 거기 들어와서 장사해라? 거기다가 머리 집어넣고 여차하면 호랑이와 늑대가 목을 무는 마당에 거기서 무슨 장사가 됩니까?

서울통신, 지금까지 진행에 양성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