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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도 생계형 저항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북한의 전직 보안서장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평소에 악명 높기로 소문난 보안서장에 대한 복수극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공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이 북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의 전 보안서장이 괴한들에게 피살된 시기는 이달 초. 어두운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중이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접촉한 청진시의 북한 주민은 최근 공장의 창고 관리원으로 전역한 전 보안서장이 퇴근길에 여러 명이 던진 돌에 맞아 숨졌으며 주민의 신고를 받은 보안국에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22일 전했습니다.
피살된 전 보안서장은 지난 14년 동안 청진시의 감찰과장과 수사과장, 예심과를 거치면서 수십 명의 북한 주민을 적발해 교화소로 보낼 만큼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전 보안서장이 주민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악착같이 주민을 감옥에 보낸 사람으로 유명해 청진시의 보안서는 이 사건의 배후를 교화소에서 출소한 자들로 보고 이들을 대상으로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청진시의 북한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게다가 보안서도 혹시나 같은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분위기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최근 공권력에 대한 범죄나 생계형 저항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함경북도 연사군에서도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던 북한 주민이 땔감을 모두 회수한 산림감독대의 감독원 3명을 살해했고 양강도의 혜산시에서는 지구사령부로 출근하던 군관이 자전거를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평안북도 정주와 용천 등에서도 주민이 지난 14일 집단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달 17일에도 북한의 장교들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작업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최근 북한 당국이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을 내놓아 번번이 실패하면서 주민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모든 것이 통제된 북한에서 공권력에 대한 북한 주민의 저항은 항상 잠재해왔지만 극심한 경제난 속에 북한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저항 등이 북한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생전에 "1980년대 강계 군수공장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전쟁이 일어난 줄 알고 현지 노동자들이 보위원의 집에 돌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달려들기도 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와 예멘, 바레인 등에서 독재 정치와 부정부패, 고질적인 빈곤에 저항하는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무시한 채 수십 년씩 장기 집권한 독재 정권이 무너지거나 위기에 처하면서 북한 당국도 이의 영향력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집트 사태를 비롯해 중동과 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 소식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며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의 교도 통신도 북한이 외부 정보의 유입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1월부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휴대전화의 대여를 중단했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