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호’ 송환 장기화 가능성

지난달 30일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었다가 북한에 잡혀간 ‘연안호’의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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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측은 전화 통지문을 통해 조속한 송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측은 계속 조사 중에 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어선 '연안호'가 동해에서 북한에 에인된 지 닷새째입니다. 하지만, 3일 현재까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남북 간에 진전된 상황은 없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입니다.

이종주:

오늘 오전9시 30분경에 예정대로 해사당국간 통신이 있었습니다. 우리측은 이 해사당국간 통신의 기회에 관련된 상황을 다시 문의했고 북한측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만 답변했습니다.

문제는 북한 매체가 연안호에 대해 ‘불법 침입’이란 표현을 썼다는 점입니다. 북측이 이번 사태를 형사 사건으로 다루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조선중앙TV:

조선인민군 해군 함정이 동해 우리측 영해에 깊이 불법침입한 남측 선박 1척을 나포했습니다.

게다가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C)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점도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북측이 이번 ‘연안호’ 사건을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이번 사건은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 씨 문제처럼 오래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북측이 이번 사건을 단순 사고로 규정하고, ‘연안호’ 선원들을 송환해 줄 것이란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북측은 2005년 4월 '황만호' 사건과 2006년 12월 '우진호' 사건 때 각각 닷새와 18일 만에 남측으로 송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북관계가 비교적 좋았던 노무현 정부 시절입니다. 지금처럼 극도로 악화된 남북관계에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숩니다.


김용현:

지금의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연안호의 조기 송환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고요. 8월 27일 이후 UFC 훈련이 끝난 다음에야 연안호 송환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 억류중인 ‘연안호’ 선박은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1시경 오징어를 잡으러 공해상에 나갔다가 돌아오던 중, 인공위성항법장치인 GPS의 고장으로 북한 해역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