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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기뢰보다 어뢰의 공격 가능성이 더 실질적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발표와 관련해 미국의 전문가도 기뢰 폭발의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연관성과 피로파괴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일, 지난달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어뢰 공격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외부 충격이라며 어뢰와 기뢰 두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어뢰 공격이 더 실질적이라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 교수도 기뢰의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벡톨 교수는 조류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바다 속 기뢰가 천안함을 폭파하기는 쉽지 않아 만약 북한이 관련됐다 해도 기뢰는 북한이 의도적인 목적을 갖고 공격하기 위한 무기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어뢰는 선체에 기뢰와 매우 다른 형식의 구멍을 남기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당장 정확한 침몰 원인을 밝히기가 어려워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벡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도 천안함의 침몰원인과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 담당 차관보는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국방부의 제프 몰리 대변인도 지난달 30일 배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정확한 침몰 원인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침몰사고에 북한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 알 수 없다는 견해입니다.
미국의 안보연구기관인 랜드(RAND)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박사도 천안함의 침몰원인과 관련해 다양한 추측과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배를 인양한 뒤 정밀 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자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어뢰 공격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지만 북한의 연루와 암초에 의한 사고 발생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김 장관은 이날 북한 잠수정 두 척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침몰 사고와 연관성은 약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2일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실종자 구조와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