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미국 입장 변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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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미국의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3월26일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엔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북한의 연계성이 낮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일 서울을 찾은 미 국무부의 캠벨 동아태 차관보는 “사고와 관련해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하지만 캠벨 차관보는 14일 ‘북핵 6자회담의 재개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6자회담의 재개보다 천안함의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발언이 조금씩 변화하는 가운데,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북한이 관련됐을 수 있다는 심증을 미국이 갖게 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선 대변인입니다.

김영선: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에 어떤 변화가 있어왔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김 대변인은 또 15일 천안함의 함미를 인양한 만큼 현재로서는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게 우선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선: 우선적으로는 철저한 원인 규명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규명이 되는 대로 그것에 필요한 조치들이 검토가 되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상황도 예단하기에는 아직 적절치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천한함의 사고 원인을 밝히는 작업에는 미국도 참여합니다. 캠벨 차관보는 14일 “현시점에서 미국의 우선 목표는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라는 점을 한국 측에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차관보는 또 6자회담의 진전 방안에 대한 판단은 사고의 원인이 밝혀진 다음에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달 초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이 규명될 경우 6자회담의 재개 과정을 재검토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 추진 방안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고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미북 양자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고 이 소식통은 말하면서 “답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북한이 제3의 핵실험과 같은 극단적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북한이 6자회담의 “예비회담”에 응하기로 함에 따라 미북 양자 대화를 갖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예비회담은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고집한 북한과 ‘6자회담 본회담의 재개’가 먼저라는 미국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중국이 제시한 절충안입니다. 6자회담 예비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방안이라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핵 6자회담은 북한이 핵시설에 대한 검증을 거부해 2008년 12월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