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한 북한의 거짓 증거 Q/A

북한 당국이 천안함 사태로 수세 국면으로 몰리자 선전/선동 공세로 나섰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선전/선동 공세는 출처가 불명한 거짓 증거나 남한에서 떠도는 낭설을 바탕으로 삼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자충수(自充手)가 되고 있으며 따라서 그나마 좋지 않았던 이미지에도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소식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북한은 남한의 과학적인 수사로 천안함 사태의 주범으로 판명됐습니다. 북한은 이 때문에 궁지에 몰렸으며 이를 타개하려고 선전/선동 공세로 나왔다는데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북한 당국은 한국 해군 함정인 천안함의 침몰에 관해서 내놓은,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날조됐다는 내용으로 전방위적 공세를 펼칩니다. 북한은 남한 네티즌/누리꾼을 가장해서 남한 인터넷에다 허위 글을 올렸다고 한국의 정보 당국자가 1일 밝혔습니다. 북한은 5월말 남한의 각종 종교 단체와 북한과 거래하는 업체에도 허위 내용의 팩스를 보내는 한편 28일 국방위원회 관계자의 기자회견을 열고 30일 평양에서는 약 10만 명을 모아 놓고 군중대회도 개최했습니다. 특히 북한 요원들은 심리전을 하기에 좋은 남한 인터넷에 거짓 글을 올리려고 한국 초등학생과 주부 등의 주민등록번호와 아이디를 도용해서 남한의 누리꾼처럼 위장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의 심리전 요원들이 남조선 누리꾼으로 위장한다는 말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누리꾼이 한국에서 인터넷에 글을 올리려면 주민등록번호로 인터넷 회사의 확인을 받고 실명으로 글을 게재합니다. 북한 당국의 요원들도 이렇게 해야 인터넷에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요원들은 북한이 해킹을 통해 불법적으로 입수한 남조선 주민의 주민등록번호와 아이디까지 이용해 남조선의 누리꾼으로 위장하고서 각종 인터넷에 거짓 글을 올렸습니다. 이것의 목적은 남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며, 천안함 사태의 주범을 북한으로 지목한 한국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해 이른바 '남남 갈등'을 유도하려는 데 있습니다.

앵커: 북조선 당국이 남조선의 종교 단체에 보냈다는 이메일과 팩스는 내용이 무엇입니까?

기자: 북한 당국이 천안함 폭침과 무관하며 이는 남한 정부가 조작했다는 내용입니다. 일례를 들면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은 26일 한국의 천태종 앞으로 이메일을 보내 "남측 당국이 함선 침몰 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계시키고 있다"면서 "이 땅 위에 조성된 전쟁 위험을 가시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실천에 적극 나서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메일과 팩스를 받은 종교 단체는 이외에 진각종, 태고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입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29일 대남 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명의로 '남조선 인민들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천안함 사태를 "괴뢰 보수 패당이 꾸며낸 전대미문의 모략 광대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은 28일 외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는데 여기서 무슨 내용을 설명했습니까?

기자: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전례 없이 평양에서 해외언론사 기자와 외교관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책국장 박림수 소장은 "우리는 130톤 연어급 잠수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작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급 잠수함이 운영됐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데 대한 반론입니다. 박 국장은 조사단에 참여한 미국은 아직도 우리와 전쟁 중인 국가이며 영국과 호주는 조선전쟁에 참여한 나라라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박 국장은 전통적 중립국이자 해양 강국인 스웨덴이 조사에 참여했던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문제점을 밝히거나 해명하기보다는 한국의 일부 정치권과 인터넷에서 괴담으로 떠도는 낭설만을 그대로 인용해 거론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은 해외공관을 통해서도 천안함 사태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하지요?

기자: 북한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규탄 성명을 낸 국가에 주재한 외교관을 동원해서 해명을 하려다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한국의 과학적인 수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기보다는 한국 인터넷에서 떠도는 '미군 오폭설' 이나 '미군 잠수함 충돌설' 등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해명을 들은 일부 국가는 "한국이 사건을 조작했거나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런 활동은 해당 국가가 한국 정부에 알려와서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이처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 거짓말을 해가며 선전/선동 공세에 전방위적으로 나오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분석됩니까?

기자: 북한에 불리하게 전개되는 국면을 전환하려는 이유 때문입니다. 북조선은 천안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바람에 궁지로 몰렸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총력전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여론을 국내외에서 분열시켜 수세 국면에서 탈피하고 남조선에서 소위 '남남 갈등'을 일으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처럼 맞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수세 국면의 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거짓 증거를 갖고서 대응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미지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무리한 대응은 북한 당국이 현재 상황을 얼마나 다급하게 보는지를 잘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앵커: 북한 당국은 거짓 증거를 제시하다가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하지요. 그 같은 사례로는 무엇을 들 수가 있나요?

기자: 북한 국방위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연어급 잠수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주장은 바로 반박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31일 개설한 공식 트위터(twtkr.com/ROK_MND)에 "북한이 보유하지 않았다는 연어급 잠수정을 구글 어스에 포착된 사진으로 공개한다"며 네티즌 누구나 보도록 사진을 올렸습니다. 또 국방위 정책국의 리선권 대좌는 기자회견에서 증거물로 나온 어뢰에 쓰인 '1번'이라는 글자에 대해서 "'번'이라는 표현은 체육 선수에게만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인민군 출신의 탈북자들과 남한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를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광명성 1호와 2호처럼 개량형 무기에는 '호'를, 동종 무기 또는 조립품에는 '번'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는 순서에는 '번'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의 합동조사단은 '1번'이란 글자의 잉크 원산지를 찾아내 이에 관한 논란을 끝내기 위해 이를 분광법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한 당국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내놓은 수사 결과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선전/선동 공세와 거짓 증거의 제시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