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나포 북한 연락소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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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30명에 가까운 중국 어민과 어선 3척이 열흘이 넘게 북한에 억류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일부에서는 북한 정찰총국 산하 연락소의 소행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어선이 나포될 당시 북한 소형 군 선박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중국 언론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중국 언론은 몸값을 노린 북한 군인과 중국 내 범죄조직이 결탁한 납치 사건으로 보도했습니다.

당시 주변 해역의 어선 선장들도 나포된 어선 가운데 1척이 공용 통신망을 통해 “북한군 배에 잡혔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목격자, 어선 선장]"북한 쪽에서 군용 선박이 다가와서 총으로 우리 선박을 위협하며 중국해역에서 북한 쪽으로 강제로 끌고 갔습니다."

나포되고 얼마 후 전화가 왔고, 중국 측 선주들에게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처음엔 한 척에 중국 돈으로 40만 원, 미화로 6만 3천 달러씩 모두 120만 원, 19만 달러 정도를 요구하다가 지금은 낮춰 30만 원씩, 미화로 약 14만 2천 달러를 요구했다고 중국 언론은 밝혔습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선주들은 억류 선원들이 전화할 때 억류한 측이 시키는 말만 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다른 말을 하면 곧바로 폭행을 당해

현재 북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어선들이 북한 해역에 진입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이 불법 어업으로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북한 군인들이 어민들의 몸값을 요구했다면 정상적인 조업 단속 행위로 볼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현재 북-중관계에 대한 불만을 품고 어선 나포를 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탈북자 관련 대응과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 협상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이 불만을 가졌다는 겁니다.

중국의 일부 학계에선 북한과 중국 간의 영해 싸움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또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의 군 지휘체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탈북자, 군부 출신]"제가 보건대 (정찰총국 산하) 연락소에서 했다고 봅니다. 북한 지도부에서 그렇게 할 순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 유일적인 지도체계가 무너졌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언론은 어선들이 나포된 지점이 중국해역이라며 북한 측에 의한 불법 나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16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으며, “자국민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