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정체불명의 북한군 선박이 중국어선 3척을 납치하고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인들은 단호한 응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일 북한군 괴선박이 서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을 강제 납치한 데 대해 중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은 연일 선원들이 납치된 장소와 납치 경위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녹취: 중국 동방위성TV]
중국 텔레비전은 납치된 29명의 선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사건이 발생한 지점은 북위 38도 05분, 동경 123도 57분으로, 이는 엄연하게 중국 해역"이라면서 "정상적인 조업을 하던 3척의 중국어선에 북한 무장 선박이 달려들어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인터넷판도 피랍됐던 '랴오단 23536'호 선장 장더창(張德昌)의 말을 인용해 "중국 어선들은 북한과의 해상경계선인 동경 124도를 넘어서지 않았다"며 북한의 도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중국 정부도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 당국에 조속히 사건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녹취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북한과 밀접히 소통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것도 문제지만, 이번 사건 수습에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불만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깁니다.
북한군 괴한들이 중국어민들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후젠성(복건성)의 한 네티즌은 (csz19711007)은 "반드시 따지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追究和严惩)"면서 "중국 정부는 모든 명예 훼손과 보상책임을 북한 당국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허베이성(호북성)에서 접속한 한 네티즌(JVuV)은 "나는 중국이 강대국인줄 알았는데, 왜 작은 나라한테 고분 거리는가?"며 강한 응징을 촉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은 북한 핵무기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습니다.
안후이성(안휘성)의 한 네티즌(w517784705)도 18일 올린 글에서 "이제라도 미국과 원칙을 지켜 이런 몰인정한 국가가 핵개발을 하지 못하게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왕이, 시나 닷컴에 개설된 토론방에는 한 개 기사에 5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중국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격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산시성(섬서성) 서안시의 한 네티즌은 "김 삼 뚱보(김정은)가 언제든지 말을 듣지 않고 동북 3성에 핵폭탄을 던지겠다고 하면 그때는 달라는 대로 줘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동부에 사는 한 중국인 왕모씨도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왕모씨: 북한 사람들이 120만 위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아주 무엄합니다. 그래도 중국이 북한을 제일 많이 도와주었는데, 북한이 이러면 중국 국민들이 더는 도와주는데 찬성하지 않을 것이고, 나도 중국 정부가 북한을 더는 도와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혈맹관계'로 표현되던 과거가 무색할 만큼 중국인들은 북한을 강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번 사건을 두고 양국 국민간 감정이 격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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