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대표들 ‘검증 의정서 초안’에 의견차

북핵 6자회담 둘째날, 북경에서 협상 대표들은 검증의 핵심 사안인 시료 채취를 대체할 용어가 담긴 검증 의정서를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각국은 검증 의정서 초안에 대해 “편차”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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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회람한 네 장짜리 검증 의정서 초안에는 북한이 거부한 '시료 채취'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같은 의미를 담은 '과학적 절차'와 같은 표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서 형식은 비공개 문건 없이 검증 의정서 하나만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의정서 초안에 미국의 요구가 반영돼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좋다"고 답했습니다.

6자회담 대표들은 이제 본국 정부의 훈령을 받아 회담 삼일째인 10일 오전 9시 중국의 국빈관인 '조어대'에 다시 모여 검증 의정서 초안에 대한 찬성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각국 간의 의견차는 여전히 있습니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의견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김숙: 각국 간에 크고 작은 편차들이 있었다.. 그걸 오늘 내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과제가 되겠다… 그렇게 말씀을 드릴께요.

의견차가 발생한 지점은 검증을 하는 데 국제원자력기구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인지, 미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그리고 과학적 검증 과정을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지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서울에 있는 관계자는 “이 같은 의견차는 지난 10월 평양에서 미국과 북한이 합의점을 찾았을 때처럼 애매한 용어를 사용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10일 조어대에서 의정서 초안에 찬성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경우에 대비해 한국과 일본 등은 이같은 북한을 상대로 ‘의정서에 합의하지 않으면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도 없다’는 배수진도 치고 있습니다. 김숙 본부장입니다.

김숙: 이쪽(경제 에너지 지원)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이제 검증에 관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결과를 보면서, 이 부분에서 합의가 확정이 되나 안되나… 그런 걸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검증 의정서가 합의점에 이른다 해도 북한이 의정서를 준수할지 여부는 여전히 지켜볼 사항입니다.

검증 시점과 관련해 북한은 시료 채취는 그 표현이 의정서에 어떻게 담기든 핵 포기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시료 채취는 북한의 핵계획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이기 때문에 나머지 5개국도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