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미-북간 이견 계속땐 6자회담 도마에”

북경에서 열린 북핵 관련 6자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서울의 박성우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당시의 현장 분위기와 앞으로 6자회담의 과제에 관해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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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북측이 시료 채취를 거부하는 바람에, 이번 회담의 핵심이었던 검증 의정서를 채택하지 못하게 됐는데요. 그래서 이젠 6자회담이 ‘기로에 서 있게 됐다’ 이런 말도 들리거든요.

박성우:

그렇죠. 6자회담이 시작된 게 2003년 8월입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시작을 했는데. 5년이 지났죠.

그간 성과가 있다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불능화(무력화)하기 시작했고, 그 작업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는 핵 시설을 봉인하는 게 당시 이룰 수 있었던 최대 성과였습니다. 그러니까 6자회담이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거지요. 지금은 핵시설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관건은 시료 채췹니다. 이걸 해야지 북한이 그간 어떤 핵활동을 했는지를 완전하게 알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시료 채취를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거부했기 때문에, 과연 앞으로 6자회담이 또 열린다고 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6자회담 무용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래도 각국이 회담의 틀 자체는 유지하려고 한다면서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12일자 발언인데요. “6자회담의 실효성 자체를 문제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오바마 정부도 6자회담 테두리 안에서 북한과 직접 접촉을 검토하는 입장”이라고 유명환 장관이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를 중심으로 한 북핵 문제 뿐만이 아니구요, 6자회담은 앞으로 동북아 평화안보 문제도 핵심 사안으로 논의를 해야 됩니다.

바로 이런 주제들을 다룰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대화체가 바로 6자회담입니다.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6자회담이 다루는 의제의 성격은 변화할 수 있겠지만, 그 유용성은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6자회담은 살아있다는 건데. 그럼 내년 5-6월에 다시 회담을 재개하면, 이번 6자회담의 결과물을 바탕에다 놓고 논의를 재개할 거잖아요? 그렇다면 또 검증의정서를 채택하는 문제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검증 의정서는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되는 산입니다. 검증 없이는 북핵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시료 채취가 포함된 검증 의정서를 통해서 북한이 언제, 어떤 핵 활동을 했는지를 밝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6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다시 시료채취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거구요.

달리 말하면,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내년 상반기에 물밑 접촉을 통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차기 6자회담은 개최 문제 자체가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 등이 ‘검증 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포괄적으로연계’시켰잖아요? 그럼 앞으로 5-6개월 동안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성우:

네. 일단 이번 6자회담이 끝난 직후에 미국 국무부가 밝힌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과 미국,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돌아가면서 북한에 중유를 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무부는 “러시아가 다음달에 중유를 선적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6자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를 감안해 상황이 재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 불능화에 대한 대가로 중유가 제공됐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핵심 과정중 하나인 시료 채취를 거부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검토한 다음 중유를 제공할지 여부를 6자회담의 나머지 5개국이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한국 정부도 “대북 경제.에너지지원 중단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사항을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아직은 정해진 내용이 없습니다. 앞으로 각국 간의 토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말이구요. 그 토의를 주관할 당사자는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그룹의 의장국인 한국입니다.

진행자:

네. 박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