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북한인권 운동가 “국군포로의 강제북송은 남한정부의 자국민 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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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주재 남한 총영사관에 보호를 요청했던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영사관측이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중국 공안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사실이 최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남한 정부의 잘못된 탈북자 정책을 비난하고 재발방지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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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재미한인 북한인권운동가 남신우 씨 - RFA PHOTO/양성원

작년 10월말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돼 강제로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 9명은 중국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에서 마련해 준 민박집에서 투숙을 하다 변을 당했습니다. 이 민박집은 과거에도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나 그의 가족들을 남한으로 데려오기 위해 자주 이용했던 곳으로 중국 당국도 안전 보장을 어느 정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중순 즈음 중국 선양의 미국 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하는 사건이 있자 중국 공안당국은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탈북자 수색 작업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국군포로 가족 9명도 민박집 주인의 신고로 체포됐습니다.

특히 이번에 강제로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 중 노인 1명이 한 달 전 북한 보위부의 조사를 받다 동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남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나머지 8명의 행방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족 전원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지는 않았다며 일부 노약자는 집으로 돌려보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일반 탈북자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나 마찬가지인 국군포로의 가족들이 남한 당국의 무성의한 태도로 북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한내 여론도 들끓고 있습니다. 남한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9일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교통상부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통상부의 직무유기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내 50여개 북한인권 관련 운동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대(NKFC)의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남신우씨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중국 선양주재 남한 총영사관의 대처 방법은 대단히 못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남신우: 영사관에서 보호를 할 수가 없으면 최소한도 직원을 내보내서 거기서 민박하는데 같이 있든지, 지금 중국 공안이 눈에 불을 키고 탈북자를 색출하고 있다고. 어떻게 하든지 이 탈북자 문제를 갔다가 중국은 올림픽 전에 해결을 하겠다는 수작이에요. 그래서 색출을 해서는 다 강제북송을 시키는데 작년에 5천명 이상이 갔어요. 일주일에 평균 100명에서 200명 정도가 강제로 북송되고 있어요.

남신우 부대표는 남한 정부가 잘못된 탈북자 정책을 펴고 있다고 강하게 힐난했습니다.

남신우: 대한민국헌법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이 다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대한민국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하면 거기에 한반도에 살고 부속도서에 사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구. 훨씬 전부터 그런 태도로 정부로 해왔다고. 그렇다면 국민 유기라고. 자국민 유기요. 더더구나 나라위해 싸우다가 포로가 된 국군포로 분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잖아요.

남신우 부대표는 이어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들이 북한 당국의 처벌됐을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남신우: 어린애들은 놔줘요. 야단치고 내보내주는데, 어른들은 수용소야. 그리고 원성하고 회령에서 공개처형 당했을 적에 그 사람들이 탈북자들 도와준 사람들이에요. 그걸 갖다가 인신매매라고 해서 사형을 시킨거라구. 도망갔다가 잡혀오면은 반죽음을 시킨다고.

실제로 남한의 비정부 단체인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도 ‘국군포로 가족이 외부 종교단체나 인권단체 같은 비정부기구의 도움을 받아 남한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범 수용소에서 평생 고립된 생활을 하게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도희윤 대표는 탈북자가 남한 영사관 주변에 머물고 영사관의 보호까지 받았다는 증거 자료가 북한 당국에 넘어가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사태를 놓고 사과했습니다. 송 외교장관은 오는 25일과 26일 중국 방문 시 중국 측과 탈북자와 국군포로 처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 등을 놓고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