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교육의 화두는 영어, 대학 입시는 아직도 학생들에게 통과해야하는 큰 관문입니다. 알뜰 살뜰 남한 살이 지난 시간에 이어 학교 얘기, 두번째 시간입니다.
탈북 방송인 김태산 씨, 이현주 기잡니다.
남쪽 학교의 수업 끝과 시간을 알리는 종소립니다. 왜, 같은 음악인데도 수업 시작을 알리는 소리는 좀 느린 것 같고 끝나는 소리는 경쾌하게 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선생은 학교 좀 재밌게 다니셨습니까?
아뇨 전 학교 가기 싫었습니다. 공부보단 그냥 물에 가서 낚시질 하고 그런 게 재밌었죠. (웃음)
어렸을 때야 당연히 학교를 가는 걸로 생각했지만 고등학교 쯤 되면 정규 수업 외에 보충학습이란 것을 하는데요, 이 시간에 가끔 친구들과 몰래 숨어서 학교를 빠져나고 그랬어요.. 이걸 땡땡이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저도 학교 때 땡땡이 많이 쳤네요. 걸리면 아버지가 엄해서 혼나고 그랬는데요..
학교에서 말썽 부리면 체벌 같은 것도 하나요?
그럼요. 백묵 부러뜨려서 던지고 칠판 지우게 날아가고 남쪽과 비슷합니다.
남쪽의 학교를 요즘 가보면 이곳에서 학교를 나온 저도 놀랄 정도로 많이 바뀌어 있습니다. 학교에 칠판과 백묵은 먼지 안나는 백색 칠판과 색색깔의 원주필로 바뀌었고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뚝하면 부러지고 옷의 올을 나가게 하던 나무 책상도 모두 니스칠이 잘 돼있는 매끈한 합판들도 바뀐 모습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로 구성된 것이 남쪽의 학제 입니다. 학생들의 등교 시간은 평균 9 시로 북쪽보다 조금 늦게 시작을 하게 되는데요, 수업 시간 전에 있는 독보는 남쪽엔 없습니다. 주 5일 학교를 등교하고 4교시 끝난 뒤 점심을 먹는데, 보통은 학교 마다 급식을 하고 있어서 요즘은 도시락을 싸오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또 7월 8월 여름방학과 12월 1월에 겨울 방학이 있고 3월 새학기를 시작하기 전 10일 정도 봄방학도 있습니다.
남북이 교육의 목적을 찾아보면 남쪽은 홍익인간의 구현으로 북쪽은 공산주의적 새 인간 양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양쪽이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바가 다른데요, 그런 만큼 교육 방법과 학교 분위기도 차이가 큽니다.
남쪽의 교육 제도에선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대학 입시, 또 한 가지는 사교육입니다. 남쪽의 70년대 청춘영화를 보면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남녀 주인공이 ‘우리 공부해야 할 때야 대학교 가서 만나자’ 하고 헤어지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학교 수가 그 시절보다 많아졌고 반대로 학생 수는 줄어들어서 대학교 입시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공부와 시험 준비는 중, 고등학교 6년 내내 학생들에게 지어진 큰 짐입니다.
학원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과외는 북한에도 잘 아시는 말이죠… 남쪽에서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학교. 즉 사설 학원을 다닙니다.
영어 학원부터 시작해서 수학 국어 논술, 미술 또 피아노 같은 예체능 학원까지 거의 모든 과목의 학원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정식 학교 교육 이외에 학원이나 과외 교육 같은 것을 사교육이라고 부릅니다. 남쪽 가계 지출비에 가장 큰게 차지하는 비용이 바로 이런 사교육비인데요, 한 가정당 지출 금액도 서울의 경우 월 평균 200달러가 넘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 ( 인민학교 ) 학생들이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학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이 안쓰럽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 아이만 뒤떨어질까하는 걱정에 학원을 그만두게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합니다. 남쪽의 학생들이 이런 학원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들지만 북쪽의 아이들의 생활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북의 학생 모두 즐겁게 공부할 그날을 기대 봅니다.
알뜰 살뜰 남한 살이, 오늘은 학교 얘기를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이현주 김태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