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이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대북사업을 모두 보류한 가운데 북한에 체류 중인 남측 사람들의 신변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가 폭풍전야에 휩싸여 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를 조사 중인 민군합동조사단이 북한을 외부 공격세력으로 지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북측이 천안함 사고에 대해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에서 북측의 소행이라고 발표할 경우 북측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북한 지역에 체류했던 일부 남측 인력들이 철수하고 있습니다. 개성 만월대에서 북측과 공동으로 발굴 조사를 벌이고 있던 남측 발굴단이 18일 오후에 철수했으며, 해주 지역에서 모래를 채취하던 남측 인력들과 모래운반선도 최근 모두 철수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사업자 등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철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남북협력기금 등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대북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천해성: 이번 조치는 금강산에서의 부동산의 동결·몰수 등 최근의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 등을 감안해서..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20일 경 남측은 또 다른 대북 제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경제협력을 전면 중단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이 경우 북한도 맞불 작전으로 개성공단의 통행 제한을 비롯해 남측 체류인원을 억류하는 조치 등을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16일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보낸 통지문에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육로통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좌불안석입니다.
개성공단 의류업체인 나인모드의 옥성석 대표입니다.
옥성석: 성급하게 속단하지 말고 일단 정부의 발표를 조심스럽게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지금으로선 남북한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
다.
현재 개성공단은 생산 활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쉽사리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천안함 사태로 체제에 불안을 느껴 태도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전면 폐쇄 같은 극단적인 조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성공단 폐쇄 시 북측이 감당해야 할 손실액만 연간 4천만 달러에 가깝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21개 업체가 진출해 있으며, 남측 체류 인원은 660명, 북측 근로자는 4만2천 여 명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