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대포동 시험장으로 옮겨졌다는 정보가 처음 나온 것은 3일 오전입니다. 이 정보가 나오자 한국 언론은 일제히 이 사실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요 신문들의 4일 자를 보면 이 사실이 크게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보도 관행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한국 언론은 지난해 있었던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북한의 12.1 조치가 발표된 후부터 북한 당국의 대남 강경조치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북한이 지난달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과 30일 조평통 성명 형식을 빌려 초강경 조치를 발표했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이런 북한의 잇따른 강경 태도에 대해 남한에 대한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숩니다.
유호열:
(언론이) 우려를 하거나 오히려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면 그 자체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든다고 하는 학습은 이미 우리 언론이나 국민도 어느 정도 체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거든요.
또, 한국 정부가 북한의 강경태도를 과거 정부 때와는 달리 원론적인 수준에서 모든 가능성에 대처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도 거기에 맞춰 보도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강경조치에 대해 한국의 시민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시 민1:
큰 충돌 같은 것은 없을 것 같고요. 작은 규모의 시위는 있을 수 있겠지만, 본질적인 충돌로 가거나 대결구도로 갈 것 같지 않습니다.
시 민2:
예전 같으면 사재기도 하고, 걱정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이런 일로 염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시 민3:
북한이 내부적으로 봤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이 안 좋으니까 그리고 후계자 문제 등도 있으니까 이런 걸로 사용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 그러네요.
하지만,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는 단순히 엄포가 아닌 실제 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시 민4:
물론 엄포도 있겠지만, 북한의 체제가 그렇잖아요. 엄포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도발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북한체제로 봐서는 요.
북한군이 지난달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통해 전면 대결 태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4일 현재까지 한국을 위협할 만한 군사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언론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을 전후해 서해상에서 남북의 군사충돌과 미사일 발사 등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앞으로 있는 추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