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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제1사범대학 학생들이 한국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집단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본주의 문화 척결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노래나 영화 같은 남한의 문화침투를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단속과 처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함경북도 경성군 오상리에 농촌지원을 나갔던 청진 제1사범대학 혁명력사 학부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남한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도 보위부 조사와 함께 사상투쟁 무대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온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은 “점심시간에 밭머리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누구인가 먼저 선창을 뗀 노래가 합창으로 번졌다”며 “마침 그때 가족들의 배급을 타기 위해 농장에 머물고 있던 도보위부 간부들에게 들켜 일이 복잡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사범대학생들이 부른 노래가 ‘친구’라는 제목의 한국노래였다고 말하면서 이 노래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좋아해 청진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이 말한 노래 ‘친구’는 중국의 유명가수 주화건의 노래로 남한 가수인 안재욱씨가 한국어로 번역해 부른 것인데 최근 북한 주민 속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도보위부 간부들이 주변의 농장원을 시켜 대학생들이 부르는 노래를 제지했으나 영문을 몰랐던 대학생들은 단속권한도 없는 일반 농장원이 훈시하는데 반발해 오히려 더 크게 노래를 불렀다는 것입니다.
특히 노래를 부른 학생들이 사범대에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력사를 전공하는 ‘혁명력사학부’ 학생들이었던 것으로 해 사건의 처벌이 더 커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최근 연락이 된 함경북도 회령시의 대학생 소식통도 “청진 1사대 학생들이 농촌동원기간에 남조선(한국)노래를 부른 것이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당대표자회가 열린 직후에 그런 노래를 부른 것으로 하여 엄중 처벌받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학생들을 책임진 학부장과 강좌장들이 보위부 조사를 받고 소장과 세포비서, 청년동맹 비서를 비롯한 학생 간부들이 매일같이 사상투쟁회에 회부되어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하여 함경북도의 모든 대학들이 검열을 받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노래내용이 아무런 사상적 의미도 없다는데 대해 소식통은 “당과 수령을 떠난 순수한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며 “당과 운명을 함께 할 때에만 참된 동지적 우정도 꽃필 수 있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내용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남한노래 ‘우리들의 사랑으로’도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조국과 혁명을 떠난 사랑은 있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밝힌 ‘조국’은 김정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 당국은 “조국은 곧 수령의 품”이라는 내용으로 주민들을 교양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속에서 유행하고 있는 노래 ‘우리들의 사랑으로’는 남한에서 ‘사랑으로’라는 곡목으로 인기를 얻었던 노래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