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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당국이 남한과 가까운 황해남도 일대와 개성 지방에서 한국 TV를 시청하는 주민들을 강력히 단속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안서에서는 조선중앙텔레비전 통로만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전파차단 장치도 부착하고 있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최민석 기자가 전합니다.
한국과 가까운 북한 황해남도와 개성지방 주민들 가운데는 한국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황해남도 지방을 여행하고 돌아온 국경지역의 한 주민은 “황해남도 연안, 해주 지방에는 밤만 되면 한국 텔레비전 신호가 잘 잡힌다”면서 “며칠 동안 나가 있으면서 한국 텔레비전 연속극(드라마)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놀랬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한국 TV 시청이 가능한 이유는 중국제 중고 텔레비전이 많이 퍼지면서 주민들이 안방에서 한국 방송사가 송출하는 지상파 전파를 직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국경지방에 나오면 중국 TV를 시청할 수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한국 텔레비전을 볼 수 있어 이젠 외부 세계를 접하는 주민들이 꽤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보안원을 지내다 2007년에 한국에 나온 한 탈북자도 “북한에 있을 때 한국 TV 뉴스를 보면서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면서 “특히 흐린 날에는 남포, 개성 함흥시 해안구역에도 한국 TV전파가 잡히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한국 TV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북한 보안당국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보안당국은 우선 국가에 등록하지 않은 중국제 소형텔레비전을 몰수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북한에 정전이 자주 되는 점을 감안해 12인치짜리 소형 텔레비전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텔레비전은 전력소비가 25W~40W밖에 되지 않아 자동차 배터리를 가지고도 한동안 볼 수 있어 여전히 주민들 속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보안당국은 체신소 약전 기사들을 집집마다 데리고 다니면서 인민반장의 입회하에 전파차단 장치를 부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신소에 등록된 중국제 중고 텔레비전의 경우, 북한 중앙 TV 채널만 볼 수 있게 전파 차단장치를 부착시킨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김책공업대학에서 새로 개발한 TV전파 차단장치를 수입 텔레비전에 부착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당국의 한국 TV 시청 단속은 황해남도 지역과 개성, 원산 지방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