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재로선 전작권 전환 연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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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이양하는 시점을 놓고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른 가운데,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전작권의 전환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4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캠벨 동아태 차관보는 전작권 이양에 관한 자신의 하루 전 발언이 한국 언론에 보도된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반응은 캠벨 차관보가 4일 오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캠벨 차관보는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작권 이양과 관련해 “한국 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한미 고위급 간에 추가 대화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하루 전 말한 바 있습니다.

일부 언론들이 캠벨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을 전작권 전환의 시기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한 겁니다. 외교통상부의 김영선 대변인입니다.

김영선: 한국 언론에 크게 부각이 되어서 보도된 것에 대해서 놀랐다”고 (캠벨 차관보가) 언급했고, 제가 보기에는 전작권 시기의 검토 문제까지 보도되니까 그것에 대해서 놀란 게 아닌가…

김 대변인은 전작권 이양 시점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선: 기본적으로 양국의 기본 입장에 따라서 협의가 이뤄졌고,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재조정한다든가, 그런 문제의 제기는 없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또 미국에 전작권과 관련한 재협상 의사를 타진한 적도 없으며, 캠벨 차관보에게 우려를 전달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는 전작권 이양과 관련한 상반된 입장이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전작권을 돌려받는 건 국가의 주권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2012년에 전작권이 이양되는 건 위험하다’고 평가합니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지난달 20일 “군은 가장 나쁜 상황을 고려해 대비하는 것으로 2012년에 전작권이 넘어오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군은 그것을 준비해야 하며 재조율은 정치적인 판단까지 덧붙여 한미 간에 풀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캠벨 차관보는 4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다음 기자들에게 한미 두 나라는 “향후 남북 정상회담과 6자회담의 틀과 관련한 모든 면에서 반드시 조율해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전 캠벨 차관보는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먼저”라고 말해 선후 관계를 놓고 한미 간 의견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한 다음 6자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을 거쳐 2일 한국을 방문한 캠벨 차관보는 외교안보 관련 고위급 당국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 다음 4일 워싱턴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