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롤러스케이트’ 바람, 부모들엔 부담

0:00 / 0:00

앵커 : 올해 초부터 북한의 평양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로라스케트장(롤러스케이트장)이 속속 개장하면서 북한 어린이들 속에서 로라스케트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로라스케트를 즐기는 데 드는 경비가 너무 비싸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당국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1월 평양 대동강반에 대규모 로라스케트장 건설을 시작으로 원산, 남포, 함흥, 신의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 로라스케트장을 건설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어린이들 속에서 로라스케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로라스케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장비 대여료 등 많은 경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뒷바라지 해야 하는 부모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은 “평양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들의 아이들 속에서 로라스케트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하루를 먹고 살기 어려운 가정의 부모들은 로라스케트 때문에 난감한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로라스케트장 이용료는 시설 상태에 따라 북한 돈으로 시간당 1,000원에서부터 2,000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라스케트값은 약 35달라 정도인데 장비가 없는 경우 로라스케트장에서 대여해주는 것을 사용해야 하고 1회 대여료가 북한 돈으로 최고 3,000원에 달한다는 얘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민 사랑의 명분으로 건설된 로라스케트장이 사실은 국가에서 인민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돈 많은 어떤 사람이 로라스케트장 건설에 미화 1만 달라 이상 투자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아마도 로라스케트장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건설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중국을 오가는 북한 트럭 운전사들이 간부들이 내려 매기는 로라스케트 과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럭운전사들이 중국에 한번 나올 때마다 한 켤레에 150~200위안짜리 로라스케트를 많게는 5~6켤레까지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트럭 운전사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의 로라스케트 바람’이 ‘사람 잡는 바람’이라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 소식통들은 “조선에서 현재 불고 있는 로라스케트 바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아이들의 로라스케트에 대한 관심이 부모들에게는 커다란 ‘짜증’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