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빠진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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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8.28그루빠'까지 새로 조직하면서 한국문화(한류)의 차단에 고심하고 있지만 주민들속에서 여전히 한국산 생필품과 남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에는 북한 중학생들까지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푹 빠져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 함경북도의 소식통이 이례적으로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구해서 보내줄 수 없느냐"고 문의해와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총 몇 부작으로 되어있는가?"고 물어보며 "최근 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속에서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청진시, 온성군을 비롯해 함경북도 내부에서 돌고 있는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중국에서 제작된 원본 알판(DVD)을 북한의 장사꾼들이 복사(복제)한 것으로 알판 한 개에 드라마 3편씩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 드라마가 알판 7개로 모두 21부작 까지만 돌고 있어 중학생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나머지 부분의 알판을 구하기 위해 야단이 났다는 것입니다.

그는 장마당에서 몰래 한국영화를 팔고 있는 장사꾼들도 '꽃보다 남자'의 마지막 부분을 얻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지만 쉽게 구할 수가 없다며 아마 '꽃보다 남자'의 마지막 부분을 먼저 구해오는 사람은 큰돈을 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에는 청진시 중학생들속에서 '꽃보다 남자' 주인공의 머리 모양을 본따 고수머리를 하거나 반가름 머리를 하는 현상들이 많은데 북한 학생들속에서는 이러한 머리 형태를 구준표 머리, 윤지후 머리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열풍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여학생들과 젊은 여성들속에서 금잔디가 입은 격자무늬 치마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며 "장마당에서 격자무늬 모직(천)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알판장사꾼들이 한국드라마보다 영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며 자신도 한국영화 '괴물', '실미도', '해운대', '화려한 휴가'를 보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또 한국영화 '실미도'와 '화려한 휴가'를 보거나 휴대하다 발각될 경우 다른 한국영화들에 비해 휠씬 큰 처벌을 받는다며 '실미도'는 김일성의 암살계획을 다루었고 '화려한 휴가'는 한국의 국가(애국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